요즘 같은 환절기에 코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부비동염, 즉 축녹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부비동염은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코가 막히고 누런 콧물을 흘리는 질환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으로 진행돼 일상생활에 크고 작은 불편을 초래한다.
콧물이 누런색을 띠고 목 뒤로 넘어가는 느낌이 든다면 단순 코감기가 아닌 만성축농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단순 코감기와 잘 구분되지 않아 진단과 치료가 늦은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1주 이상 지속될 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게 좋다.
코막힘, 짙은 점액농성 콧물, 후비루 증상이 나타나고 안면부 압박감이나 기침이 동반되면 코내시경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한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 감기약은 오래 복용하면 코 안의 점액 농도를 짙게 해 오히려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뿌리는 형태의 비점막수축제는 사용이 편리하고 투여 후 단기간 내에 증상이 호전돼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너무 오래 사용하면 투약 의존도가 높아지고 코 안을 건조해져 부비동염이 악화될 수 있다.
코 안에 분비물이 가득 차 있을 땐 코를 풀어 제거하는 게 좋다. 하지만 염증이 심하면 점막이 많이 부은 상태라 코를 풀어도 분비물이 충분히 배출되지 않는다.
먼저 약물치료로 코 안 점막의 염증과 부기를 감소시켜 자연적으로 부비강내 염증을 개선해야 한다. 여기에 비강세척을 병행하면 코 안의 분비물이 식염수와 함께 빠져 나온다.
손정협 인제대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코 염증이 심할 땐 커피보다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실내 습도를 알맞게 유지하며, 코에 따뜻한 증기를 쐬어주는 게 좋다”며 “음주는 코와 목 안을 더욱 건조하게 하므로 감기가 잘 낫지 않거나 축농증을 진단받았을 땐 회식을 줄이고 집에서 충분히 쉬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약물치료가 듣지 않거나, 비중격만곡이 심하거나, 광범위한 코 안 물혹이 동반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수술은 염증이 있는 부비동을 개방해 환기와 배설을 수월하게 하고 코 안의 구조적 이상을 교정한다. 과거엔 윗입술을 들고 수술하는 상악동근치수술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엔 부비동내시경수술이 보편화됐다.
조경래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부비동염은 질병이라는 인식이 적은 탓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않아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만성 축농증으로 악화되지 않으려면 증상 초기에 적극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