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병원 중심’ 산·학·연 연계 신약개발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아산병원 임상의학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항암신약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임상·오믹스(유전체·단백질체 등 생물학적 정보를 통칭) 정보통합 개방형 플랫폼 구축 및 다기관 활용기술 개발’ 과제에 선정돼 5년간 총 25억원을 지원받게 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과제는 대장암을 비롯한 소화기암을 시작으로 종양조직, 혈액, 유전체 관련 정보를 수술이나 항암치료 과정에서 추적 관찰해 고품질 의료 빅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 이어 수집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익명화해 신약개발 표적을 발굴하도록 돕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분석 과정을 지원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계획이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치료 중 진화하는 암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 수준을 높여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고 면역 항암치료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궁극적으로 암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치료와 정밀의료가 가능해진다.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임상의학연구소장(종양내과 교수)은 “1세대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을 초래했고, 2세대 표적항암제는 특정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지만 타깃이 고정돼 내성 문제에 취약하다”며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려면 치료 과정에서 암과 신체의 상호작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반영해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