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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 LID치료제·당뇨병 신약으로 제2전성기 노린다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7-07-19 06:01:57
  • 수정 2020-09-13 1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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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망 신약후보물질 보유 해외 벤처와 틈새시장 R&D 구사 … 상용화 성공률 높여
서울 대방동 부광약품 본사 전경

부광약품의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인 파킨슨병 관련 레보도파 유도성 운동장애(LID, levodopa-induced dyskinesia)치료제 ‘JM-010’, 당뇨병치료제 ‘MLR-1023’ 관련 임상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돼 제2의 전성기를 맞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2014년 9.69%, 2015년 14.08%에서 지난해 18.36%(연결기준 매출액 약 1386억원 중 255억원)까지 과감히 늘려왔다. 지난해 R&D 투자 비중으로는 국내 상장 제약회사 가운데 한미약품(18.42%, 약 8827억원 중 1626억원)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부광약품은 대표 품목인 △당뇨병성 신경병증치료제 ‘치옥타시드’(성분명 티옥트산, thioctic acid)와 그 개량신약 ‘덱시드’(R-티옥트산, R-thioctic acid) △간장약 ‘레가론’(밀크시슬추출물, Milkthistle Ext.) △철분보충제 ‘훼로바’ 등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지만 자체개발한 B형간염 국산신약인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 clevudine)가 2009년에 근무력증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면서 2010년 연매출 180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출 정체기를 겪고 있다. 치옥타시드와 덱시드는 지난해에 전년과 유사한 225억원, 레가론은 146억원, 훼로바는 109억원가량이 각각 판매됐다.

레보비르는 2006년 12월 발매 당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법인의 ‘제픽스’(라미부딘, lamivudine) 및 ‘헵세라’(아데포비르, adefovir), 한국BMS제약의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 entecavir) 등 다국적제약사의 B형간염치료제와 어깨를 나란히 한 국산신약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출시 2년 만인 2008년에 원외처방액이 200억원을 넘어섰으나 부광약품으로부터 레보비르 관련 기술을 산 미국 파마셋(Pharmasset, 2011년 11월 길리어드사이언스에 인수됨)이 한국 임상에서 근무력증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현지 3상 임상을 중단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이에 부광약품은 유망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한 해외 바이오벤처와 공동개발하고, 타깃을 세분화해 성장 잠재력이 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상용화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JM-010은 부광약품의 자회사인 덴마크 중추신경계(CNS) 전문 바이오벤처 콘테라파마(Contera Pharma)가 개발한 LID 치료후보물질로 파킨슨병치료제 성분인 레보도파(levodopa) 장기 투여로 인한 운동장애를 치료한다.

LID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dopamine)의 전구체인 레보도파를 4~6년간 복용한 환자의 약 50% 이상에서, 10년간 투약한 환자의 약 90% 이상에서 발생한다. 기존 파킨슨병치료제 성분인 아만타딘(amantadine)을 고용량 투여하는 방법 등이 활용되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콘테라파마에 따르면 JM-010은 세로토닌(5-HT) 1A·1B·1D·1F 등 4가지 수용체 조절제(modulator)로 쥐실험 결과 기존 파킨슨병치료제 성분인 아만타딘보다 증상 개선효과가 뛰어났으며, 레보도파의 효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수행된 2a상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부광약품은 투여 용량을 결정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 국내 2b상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뉴런(신경세포)이 죽어서, LID는 도파민의 전구약물인 레보도파의 장기간 투여로 도파민이 시냅스(뉴런의 축삭돌기 말단과 다음 뉴런의 수상돌기 사이의 접합부위)에 과다하게 쌓여서 발생한다”며 “JM-010은 시판 중인 약물을 복합한 치료제로 새로운 화합물보다 안전성 자료가 풍부하며, 레보도파 관련 다양한 타입의 세로토닌수용체에 작용해 도파민 분비를 조절하는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M-010의 경쟁약으로 미국 아마란투스바이오사이언스(Amarantus Bioscience)의 세로토닌(5-HT)1A·1B 수용체 작용제(agonist)인 엘토프라진(eltoprazine), 미국 아다마스(Adamas)의 고용량 아만타딘 제제인 ‘ADS-5102’가 꼽힌다.
엘토프라진은 긍정적인 2a상 임상결과에 힘입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LID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임상 2b상이 진행 중이다.
아만타딘은 NMDA(N-methyl-D-aspartate, N-메틸-D-아스파르트산) 타입의 글루탐산수용체 길항제(antagonist)로 레보도파의 대안으로 활용된다. 아마다스는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취침전 1일 1회 복용하는 고용량 아만타딘 제제인 ‘ADS-5102’의 시판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부광약품과 미국 멜리어파마슈티컬즈(Melior Pharmaceuticals)가 공동 개발 중인 경구용 당뇨병 신약후보물질 MLR-1023은 인슐린 세포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인산화효소인 린카이네이즈(lyn kinase)를 선택적·직접적으로 활성화한다. 1980년대에 화이자가 위궤양치료제로 개발하려다 3상 진입을 압두고 포기한 약물로 이후 멜리어의 눈에 띄어 당뇨병신약으로 재탄생했다.

멜리어에 따르면 MLR-1023은 한국과 미국에서 4주간 수행된 2a상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인 혼합식사내성검사(MMTT, mixed meal tolerance test) 결과 식후혈당 감소효과가 확인됐다. 공복혈당(Fasting Plasma Glucose, FPG)과 지방산의 한 종류인 트리글리세리드(triglycerides) 수치를 낮췄으며, 체중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부광약품과 멜리어는 메트포르민(metformin) 단독요법으로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12주간 진행하는 2b상 임상에서 MLR-1023·메트포르민 병용투여군과 메트포르민 단독투여군으로 나눠 1차 평가변수인 MLR-1023의 당화혈색소(HbA1c) 감소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MLR-1023은 린카이네이즈를 선택적·직접적으로 활성화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로 기존 제2형 당뇨병 치료제처럼 췌장을 자극해 혈당조절호르몬인 인슐린을 무리하게 분비하는 게 아니라 인슐린감수성을 높여 병의 근본 원인인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한다”며 “당뇨병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으로 신약 수요가 높고 환자 수가 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 MLR-1023이 존재감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슐린저항성은 인슐린감수성의 반의어로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돼도 세포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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