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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 투병중 비인두암, ​자꾸 귀에 물찬다면 의심?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7-06-01 11:54:48
  • 수정 2020-09-13 16: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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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기에 증상 없지만 만성 중이염·잦은 코피 나타나기도 … 조기발견시 방사선치료 효과, HPV백신 접종도 예방에 유리
배우 김우빈 씨(28)는 최근 비인두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배우 김우빈 씨(28)가 ‘비인두암’으로 진단받고 치료에 들어갔다. 김 씨의 소속사 싸이더스HQ는 지난달 24일 “김 씨가 최근 컨디션 이상을 느껴 병원에 방문해 비인두암으로 진단받았다”며 “다행히 발견이 늦지 않아 약물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두는 뇌기저부부터 식도 사이의 근점막관으로 공기와 음식이 함께 지나는 통로다. 비강(부비동), 구강, 인두, 후두, 식도 등으로 이뤄진 상부기도소화관의 일부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호흡, 연하, 구음, 중이 압력 조절, 편도에 의한 면역기능 등을 담당한다. 인두의 가장 높은 곳이 비인두이며 그 아래로 구(목구멍)인두, 하(후두)인두 등으로 분류된다. 하인두는 식도의 입구에 해당한다. 

여기에 발생하는 암을 통칭해 ‘인두암’이라고 한다. 부위에 따라 편도암, 혀뿌리암, 비인두암, 연구개암, 조롱박굴암 등으로 분류된다. 인두암이 발생하면 통증, 출혈, 연하장애, 코막힘 및 호흡곤란, 발음장애, 중이염에 의한 청력 감퇴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인두암은 발생률이 매우 낮은 암종으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10만명당 1명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2016년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4년 한해 발생한 인두암은 전체 암종의 0.4%를 차지할 정도로 드물다. 남녀 성비는 5.8:1로 남성 환자가 많다. 

기존 암종이 노년층에서 호발하는 것과 달리 비인두암은 아시아 중년층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주로 코 내시경을 통해 종괴를 확인한 뒤 조직검사를 통해 최종 진단하게 된다. EB바이러스(엡스타인바이러스)·HPV바이러스(인유두종바이러스) 등 특정 바이러스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혈액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비인두암의 원인은 △바이러스 감염 △만성 코염증 △음주 △흡연 △불결한 위생환경 △플러머빈슨 증후군 △니트로사민 등 화학물질 노출 △음식물 가열 시 발생하는 탄화수소 노출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두암은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김동영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인두암 환자는 대부분 이물감, 인두통증, 연하장애를 느끼며 영양섭취 부족으로 이어져 체중감소의 원인이 된다”며 “가장 중요한 증세는 한쪽 귀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이비인후과를 찾아 검진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인두는 뇌의 바로 밑부분으로 뇌신경을 침범해 뇌 신경 마비, 복시 증상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림프조직이 발달한 부위에 발생하다 보니 전이가 조기에 여러 곳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정환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비인두암이 발병하면 중이염이 동반돼 한쪽 귀가 멍멍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밖에 잦은 코피, 청력 저하가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쪽의 코막힘이 유난히 심하고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거나 얼굴이 붓고 아프고 부비동이 자주 감염되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인두암으로 진단받은 경우 치료는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으로 진행된다. 비인두암은 대부분 수술이 불가능하다. 암세포가 머리뼈 아래 부분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아 수술로 떼어내는 게 어렵다. 다행히 방사선 치료엔 잘 듣는 편이다.

다만 방사선치료는 구강건조증, 미각상실 등 후유증을 동반할 수 있어 치료 기간에는 적절한 수분과 영양소를 섭취하는 게 필수다. 치료 후에는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를 해줘야 치아 손실, 골수염 등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비인두암은 치료시 암의 제거도 중요하지만, 인두 고유의 다양하고 중요한 기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외과적 치료로는 기능적 장애를 최소화하는 절제 및 미용적 재건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인두암은 수술로 접근이 어렵지만, 방사선치료가 효과적이다. 전이율은 10~30% 정도로 다른 두경부 편평세포암종 보다 2배 정도 높다. 따라서 방사선치료와 함께 항암치료를 병행해서 치료성공률을 높이고, 재발률을 낮춘다.

백 교수는 “비인두암은 위치 문제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술하지 않고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는 게 표준치료법”이라며 “초기엔 70%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고, 3~4기 환자도 환자의 전신 상황이나 치료 절차에 따라 높은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영 교수는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으로 흡연은 인두암뿐만 아니라 후두암, 구강암 등의 대표적인 발병 원인”이라며 “특히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최근엔 HPV도 인두암의 원인 중 하나로 제기되고 있어 어릴 때 관련 백신을 맞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알려진 HPV백신을 말한다. GSK의 서바릭스와 MSD의 가다실 등 두가지 백신이 나와 있다.

흔히 인두암의 원인은 EB바이러스로 여겨졌다. EB바이러스는 감염자와의 키스 등 침을 통해 전염된다. 성인의 90%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나은 흔적이 있을 정도로 흔한 바이러스다. 문제는 과로나 스트레스로 면역이 떨어질 때 감염되면 바이러스가 죽지 않고 남아 인두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암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2009년 미국 미시간대 종합암센터의 캐롤 브레드포드 교수팀은 비인두암 환자 5명 중 4명에서 HPV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때 비인두암의 주요인으로는 꼽혔던 EB바이러스는 이들 환자들에서 나타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헐리우드 톱 배우 마이클 더글라스도 2013년 자신이 HPV를 통해 두경부암에 걸렸다고 발표했다. 두경부암은 비인두암을 비롯해 후두암, 구강암 등 뇌와 눈을 제외한 얼굴과 목 사이의 30곳이 넘는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을 모두 통칭한다. 브레드포드 교수는 “비인두암 화학치료 예후가 좋은 것은 항암제가 EB바이러스보다 HPV에 더 잘 듣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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