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당뇨병 환자를 괴롭혀왔던 인슐린 투입을 위한 주사바늘 통증, 배터리 교체를 위한 재수술, 휴대하기 불편한 큰 부피의 휴대기기가 사라질 전망이다. 최영빈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교수팀(이승호 연구원)은 ‘배터리 없이 구동되는 이식형 인슐린 주입펌프’를 국내 고유 기술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인슐린주사 투여는 당뇨병의 일반적인 치료법이지만 하루 2~5번씩 주사를 놓는 것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을 줬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이식형 펌프는 단 한 번의 이식으로 장기간 인슐린 주입이 가능하지만 부피가 크고 대부분 펌프 내부에 배터리가 포함돼 수명이 다하면 교체를 위한 재수술이 필요하다.
새 펌프의 핵심기술은 자석에 의한 구동이다. 이는 통증을 유발하는 주사바늘 대신 피부에 자석 접촉만으로 원하는 시기에 정확한 양의 인슐린을 주입할 수 있다. 체내 이식된 펌프 내부에 배터리가 필요 없어 교체를 위한 재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새 주입펌프의 혈중인슐린농도와 혈당 조절 정도가 기존 인슐린주사법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됨을 증명했다. 최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펌프는 신개념 의공학 기술로서 만성질환으로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헸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질병중심 중개기반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와 이철 병리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3)’ 최근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