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원인이 되는 망막질환 환자가 최근 5년새 50만명까지 증가했으며, 특히 50대 이상 환자가 77%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망막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83만3000명에서 2015년 125만1000명으로 연평균 8.5%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이 34만5000명(27.6%)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34만4000명(27.5%), 50대 27만9000명(22.3%)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2015년 기준 여성이 69만4000명으로 남성(55만7000명)보다 많았다.
정은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70대 이상에서 망막질환 환자가 많은 것은 시력손상을 유발하는 노인성 황반변성, 망막혈관폐쇄, 황반원공, 망막전막 같은 주요 망막질환의 유병률이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망막질환 환자의 전체 진료비는 1998억원에서 3476억원으로 연평균 1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진료비는 379억원에서 662억원으로 연평균 11.8%, 외래진료비는 1619억원에서 2814억원으로 11.7% 늘었다.
망막은 안구 뒤쪽 내벽에 벽지처럼 붙어있는 얇은 신경조직으로 눈에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카메라의 필름과 유사한 작용을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정교하고 복잡한 과정을 수행한다.
직경 24㎜ 정도의 작은 공 형태를 띤 안구 속에는 유리체로 부르는 겔 성분이 차 있다. 이를 얇은 신경층인 망막이 둘러싸고 있고, 바깥쪽으로 혈관층인 맥락막과 결체조직으로 이뤄진 공막이 존재한다.
망막질환 원인으로는 당뇨망막병증, 고혈압, 망막병증 같은 전신질환이 꼽히지만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망막은 눈 속 깊숙이 위치해 일반적인 검사만으로는 이상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
시력저하, 사물 일그러짐, 야맹증, 벌레가 떠다니는 비문증, 시야 가려짐 등 증상이 나타나면 정밀검사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과검진으로 당뇨망막병증 진행 정도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정 교수는 “시신경과 연결돼 있는 망막은 한번 손상되면 원래대로 재생되기 어렵다”며 “망막질환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면 특수장비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