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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콘텐츠에 ‘정보중독’ … 뇌 디톡스는 ‘싱글태스킹’부터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7-04-11 18:29:00
  • 수정 2020-09-13 16: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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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축적 강박 인포마니아, ‘웹서핑형’과 ‘정보수집형’으로 나뉘어 … 정보수집보다 취사선택 중요
스마트폰 등 모바일 IT기기의 보편화로 정보중독에 빠져 업무나 학업에 차질을 빚는 인포마니아나 인포러스트가 늘고 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로 불려왔지만 최근엔 바다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매일 새로운 정보와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IBM사는 하루에 쏟아지는 정보의 양을 2조5000억메가바이트로 추산했다. 손글씨로 쓰면 높이가 에베레스트산의 5배에 달할 정도란다. 기억상실보다 ‘기억의 과부하’를 걱정해야 할 시대가 왔다.

여대생 최모 씨(23)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새로운 ‘떡밥’(정보, 혹은 사건을 의미하는 신조어)이 올라오진 않았을까 궁금해서 수시로 스마트폰을 열어본다”며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원하는 가격으로 올라올 때까지 중고카페를 뒤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스마트폰에서 손을 놓지 않고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가지 이슈에 ‘꽂히면’ 직성이 풀릴 때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 연예인 관련 가십, 자취방 매물, 성형외과 수술정보 등 그가 쫓는 정보의 분야는 오지랖이 넓기도 하다. 

정보를 찾은 욕구가 강하고, 정보에 열광하는 사용자를 ‘인포러스트’(infolust)라고 부른다.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열망·욕구를 뜻하는 ‘러스트’(lust)의 합성어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원하는 최대한 정보를 서치하고, 습득하며, 다른 유저에게 공유하려는 의지가 강한 특성을 보인다.

가장 활발한 인포러스트 활동은 ‘온라인쇼핑’을 할 때 나타난다. 제품을 구매하기 전 어떤 브랜드의 제품이 가장 성능이 좋은지 구매후기를 검색하고, 최저가 판매 사이트를 찾는 등 구매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광적으로 채집한다.  

옥스퍼드사전에는 ‘인포마니아’(Informania)라는 단어도 등재됐다. 모바일 기기나 컴퓨터를 사용해 뉴스나 정보를 확인하고 축적하려는 강박적 욕구를 의미한다. 이런 욕구는 무의미한 웹서핑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요즘엔 굳이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한 손에 들어오는 스마트폰을 몇 번 두드리는 것으로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어 인포마니아가 양산될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2012년 논문을 통해 인터넷중독의 유형을 ‘웹서핑형’과 ‘정보수집형’으로 분류했다. 정보수집형은 업무나 학업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파일을 내려받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의 정보를 취합하고, 정보를 얻는 행위 자체에 몰두한 나머지 실제 일에는 이를 효과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다. 강박적, 완벽주의적 성격과 연관성이 깊다.

웹서핑형은 필요 없는 정보까지 검색하며 탐색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유형이다. 더욱이 다양한 SNS 채널이 등장하며 웹서핑형 중독자가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접속해 ‘잠깐 봐야지’ 했을 뿐인데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잠들기 전 SNS를 보다가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도 해당된다. 그러다보니 일상생활의 패턴이 깨지고, 업무나 학업 자체가 방해를 받게 된다. 

정보과잉은 정보중독을 낳고, 판단력을 빼앗는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게 ‘큐레이션’이다. ‘보살피다’는 뜻의 라틴어 ‘큐라레’(curare)에서 유래됐으나 경제학 연구자인 마이클 바스카는 큐레이션을 ‘덜어내는 힘’이라고 새로 정의했다. 정보를 얼마나 모으느냐보다, 어떤 정보를 취사·선택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인간의 뇌는 선조들과 크게 달라진 게 없어 한 번에 약 7개의 정보만 기억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몸무게의 3%에 불과하지만 신체 에너지의 20%를 소모하는 만큼 휴식이 없다면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면 혈압·혈당·체중 등이 잘 조절되지 않을 수 있다.

우선 ‘멀티태스킹’ 대신 한번에 한가지 일만 처리하는 ‘싱글태스킹’으로 습관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다. 몰리는 정보를 제대로 덜어내야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고, 발상 전환의 계기가 마련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보 과잉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한 요즘 잠시 생각을 멈추고, 머릿속에 가득 찬 정보를 적절히 비울 때 뇌가 건강해진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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