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계 활성, 우울증 개선 … 인도고무나무는 공기 정화, 심장질환자는 클로렐라 과다섭취 삼가야
삶에 지친 현대인을 위한 웰빙라이프로 ‘그리너리 테라피(Greenery therapy)’가 주목받고 있다. 그리너리는 녹색에 노란색이 살짝 가미된 색으로 전세계 유행 컬러를 주도하는 미국의 색채 전문기업 팬톤(Pantone)이 ‘2017년의 색’으로 지정했다.
녹색 열풍은 패션, 뷰티, 인테리어를 넘어 헬스라이프 분야에서도 주요 키워드가 됐다. 자연의 색인 녹색은 노랑과 파랑의 중간색이자 모든 색의 중간 위치로 균형, 편안함, 정상적, 조화, 공간, 안전, 보호 등을 상징한다.
의학적 측면에선 마음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심장과 폐 건강에 도움된다. 평소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자주 신경이 날카로워고 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실내 환경을 녹색 계열로 꾸미고 화초 같은 식물을 키우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관음죽은 공기 중 암모니아와 클로로포름을 제거해 공기질을 개선하고, 산세베리아는 산소를 많이 내뿜는 동시에 독성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제거한다. 선인장 및 다육식물은 일반 식물과 함께 놔두면 이산화탄소 흡수 및 산소 배출 효과가 배가된다. 인도고무나무는 실내 미세먼지와 휘발성 유기물질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밖에 녹색식물은 스트레스·불안·우울을 줄이고, 혈압과 심박동을 낮추며, 내분비계와 면역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로저 울리크 미국 텍사스대 교수가 저명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담낭절제수술을 받은 환자를 녹음이 울창한 풍경이 보이는 병실에 입원시키자 회복 기간이 단축되고 수술 후 합병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을 개선하는 데에도 녹색 환경이 도움된다.
먹거리에도 녹색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1990년대 알로에로 대표되는 ‘그린푸드’ 열풍이 불었다. 2000년대 들어 건기식 트렌드가 홍삼 등 붉은색, 2010년대엔 블루베리 같은 보라색 계열로 옮겨갔다가 올해부터 다시 클로렐라(chlorella) 등 녹색 계열 건기식과 채소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클로렐라는 담수에서 서식하는 단세포 녹조류의 일종으로 식이섬유·필수아미노산·비타민·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피부건강, 항산화, 면역력증진,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등에 효과적이다. 이밖에 시금치, 케일, 양배추, 녹차 등 녹색채소에 함유된 카로티노이드는 나쁜 산소인 활성산소를 억제한다.
다만 녹색의 싱그러움에 과도하게 취하면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주변 환경을 너무 녹색으로만 도배할 경우 오히려 기분이 저하되면서 무료함을 느끼게 된다. 피로감과 졸음, 식욕부진이 심해지기도 한다.
심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녹색채소나 클로렐라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권창희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부정맥이나 심방세동 등 심혈관질환 환자는 혈액이 굳으면서 피떡이 생길 수 있어 혈액응고방지제인 ‘와파린(wafarin)’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다”며 “녹색 채소류를 다량 섭취하면 비타민K 성분이 지혈 작용을 해 와파린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로렐라는 또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식품으로 위장관계가 약한 사람은 섭취를 삼가는 게 좋다. 드문 확률로 피부발진이나 호흡곤란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 녹차는 위장약 중 위산을 줄여주는 성분인 ‘시메티딘’과 맞지 않는다. 녹차 카페인이 몸에서 분해되는 것을 시메티딘이 방해해 혈중 카페인 농도가 높아지면서 중추신경이 흥분, 구토·현기증·위장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시금치는 칼슘이 다량 함유된 음식과 함께 먹으면 결석 생성의 원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