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암 발생률은 외국보다 4배 가까이 높은 반면 수술사망률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수술사망률 등을 포함한 간암 평가결과를 16일 공개했다. 평가대상은 2014년 7월~2015년 6월에 간부분절제, 구역절제, 간엽절제, 3구역절제 등 간암수술을 받은 만18세 이상(임신부 제외) 5371명(121개 의료기관)이다.
이번 조사결과 성별 간암수술(간절제술) 비율은 약 7 대 3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간암수술 환자 66.3%는 간에만 국한된 간세포암으로 수술받았다. 또 여성의 49.4%는 다른 곳에서 간으로 전이된 전이암을 판정받아 뒤늦게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 33.8%, 60대 30.7%로 50∼60대가 전체 간암수술 환자의 64.5%를 차지했다.
간암수술 사망률은 간세포암은 0.9명(0.93%), 간내 담관암은 2.2명(2.17%), 간 및 간내 담관 이차성 악성신생물은 0.7명(0.72%)으로 간내 담관암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수술 종류별 사망률은 부분절제술 0.5명(0.52%), 구역절제술 0.4명(0.36%), 간엽절제술 1.6명(1.55%), 3구역절제술 2.2명(2.22%)으로 간을 많이 절제할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간 절제 부위는 3구역절제술, 간엽절제술, 구역절제술, 부분절제술 순으로 넓다.
간절제술 후 사망의 주원인은 남아 있는 간이 작아 제 기능을 상실해 발생하는 혈류방해, 담관폐쇄,약물유발 손상, 바이러스 재활성화, 심각한 패혈증 등이다. 이밖에 담즙누출, 급성신부전증, 복수 등이 사망원인으로 꼽힌다.
수술사망률은 4년 전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간암과 담도암(클라스킨 종양)까지 포함해 수술사망률을 평가했을 당시 수술사망률은 1.88%을 기록했다. 이번 평가는 간에 암이 있는 경우만 평가 대상이었지만 4년 전처럼 담도암까지 포함해 똑같이 평가할 경우 사망률은 1.18%로 0.7%p 감소했다.
임상 전문가들은 수술 사망률이 낮아진 원인으로 종전보다 지혈이 쉬운 수술장비 발달, 수술환경 개선, 수술 기술력 향상 등을 꼽고 있다. 미국·중국·대만·일본·싱가포르·그리스·프랑스·이탈리아 8개국의 평균 간암수술 사망률은 2.8명으로 한국(0.9명 간세포암)보다 3배 높다. 아시아권인 중국은 2.4명, 대만은 3.6명, 일본은 2.7명, 싱가포르는 3.0명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5.2명으로 산출됐다.
심평원은 외국은 간에만 국한된 간세포암에 대한 수술결과인 반면 한국은 전이암 등의 수술결과도 포함된 것이어서 더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간암 발생률은 한국이 인구 10만명당 32.0명으로 영국의 8.4명보다 3.8배나 높다. 성별 발생률의 경우 국내 남성은 여성 대비 74.8%로 일본 66.6%, 영국 64.3%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60~80대 이상 고연령층의 간암 발생 비율은 한국이 58.6%로 일본 90.0%, 영국 82.5%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윤순희 심평원 평가2실장은 “이번 간암수술 적정성평가는 간암수술(간절제술)에 따른 국내 수술사망률만을 조사했다”며 “각 기관별 평가대상 환자가 적고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어 사망률에 따른 기관별 평가등급은 산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평가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2년 단위 평가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