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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우유 라이벌 ‘연세우유·건국우유’ … 수익금은 전액 교육재원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6-07 14:36:02
  • 수정 2020-09-13 18:5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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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국대, 건국햄과 합쳐 2025년 매출액 5000억원 도전 … 연세대, 최근 중국에 10년간 4000억원 규모 수출계약

건국대와 연세대는 대학 네임밸류를 활용해 1960년대부터 낙농업에 진출해 지난해 각각 1700억원, 21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영국 웨스트미들랜즈주 코번트리에 위치한 워릭대(University of Warwick)는 대표적인 대학 경영의 성공모델로 꼽힌다. 1970년대까지 학교 재정 중 정부지원금 의존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열악했지만 철저한 수익추구형으로 운영 스타일을 고치면서 다시 태어났다. 학교 내 비즈니스호텔, 대형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며 ‘대학이 기업이냐’는 비난을 듣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학교 중 하나로 변모했다.

국내 대학들도 더이상 정부지원금과 학생 등록금으로 학교를 운영하기 힘들어지자 수익사업 분야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대학법인의 수익사업을 권하고 있다. 대부분 사립대가 등록금을 빼면 수입원이 없기 때문에 사업이 잘되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국내 대학의 대표적인 수익사업 중 하나로는 건국대, 연세대 등이 운영 중인 유제품 사업이 꼽힌다. 두 학교는 1960년대 후반부터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학 네임밸류를 활용한 신뢰성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은 전액 교육재원으로 사용한다. 2000년대 중반까지 가정 방문판매 위주로 제품을 팔았지만 최근에는 대형마트 등에 진출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건국유업은 1964년 건국대 축산대의 우유실습장으로 출발했다. 50여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1965년 대학우유 최초로 무균질 저온살균우유를 생산하고 2년만에 건국축산식품을 세워 건국햄의 모태가 됐다. 2005년까지 건국유업과 건국햄은 별도 법인으로 운영됐다가 경영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2006년 3월 1일자로 통합됐다.

건국유업에서 생산하는 우유는 충북 음성에 위치한 공장에서 생산된다. 목장에서 공급받은 원유를 가공 처리해 각 가정에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하루 200여t에 가까운 우유가 전국 300여 대리점을 통해 공급된다.

2004년 700억원에 그쳤던 건국유업과 건국햄의 매출액은 2008년 1000억원을 돌파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8년 사상 최초로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14년엔 약 1622억원을 달성했다. 건국유업 측은 2025년에는 매출액 5000억원 이상의 건실한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연세우유는 1962년 6월 캐나다로부터 젖소 10두를 기증받아 낙농업에 뛰어 들었다. 사학대학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197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해 판매를 시작했다. 1972년부터 지금의 연세우유라는 상호명을 갖고 제품을 출시했다.

연세우유 관계자는 “연세대 교수진으로 구성된 식품과학위원회가 제품의 품질개선과 신제품 개발 자문을 맡아 활동 중이다”며 “170여개의 전용 목장을 직접 관리해 원유가 어떤 목장에서 오는지 상태는 어떤지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혹시 생길지 모르는 문제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세우유는 1996년부터 연세대 의대, 식품영양학과, 생명공학과 교수진으로 구성된 식품과학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은 박지용 생명공학과 교수와 윤성식 생명과학기술학부 교수, 정건섭 생명과학기술학부 교수, 이종호 식품영양학과 교수, 정남식 심장내과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연세우유는 우유, 두유, 발효유 등 약 50개의 제품을 대리점과 대형마트 및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시 은아목장 등 170여개의 전용목장을 갖췄다. 1993년에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충남 아산에 공장을 세워 현대식 생산라인을 갖췄다. 아산공장은 매일 300t 규모의 우유를 생산할 수 있다.

연세우유는 지난달 17일 중국 최대 유제품 생산업체 네이멍구이리실업그룹과 10년간 총 4000억원 규모의 흰우유 수출 계약을 맺었다.

흰우유는 살균 방식에 따라 멸균우유와 일반 살균우유로 구분된다. 99% 이상 원유에 비타민이나 칼슘 등을 첨가한 강화우유는 저지방우유와 함께 흰우유 제품으로 많이 팔린다. 일반 살균우유는 유통기한 7~10일에 불과해 수출 품목으로 적합하지 않다. 이에 비해 강화우유는 유통기한이 15일으로 일반 살균우유에 비해 상대적인 수출경쟁력을 지닌다. 이번에 연세우유가 중국에 수출하기로 한 흰우유도 바로 강화우유다. 연세우유는 생산 후 5일 이내의 신선한 강화우유를 중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연세우유 매출액은 2011년 약 1830억원에서 2012년 약 2088억원을 달성한 이후 꾸준히 21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세우유 측은 이번 중국과의 계약으로 매출액이 연간 약 4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유는 과거 ‘하얀 보약’으로 불리며 대표적인 건강 식품으로 꼽혔지만 최근 우유를 대체할 식품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점차 외면받고 있는 추세다. 국내 1인당 연간 흰우유 소비량은 2000년 30.8㎏에서 2015년 26.6㎏으로 13.6% 감소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유가공업체가 쓰고 남은 원유를 보관 목적으로 말린 분유 재고를 원유로 환산한 양은 24만4천146t였다. 2014년 11월 분유 재고가 처음으로 20만t를 넘어선 이후 16개월째 매달 20만t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대기업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대학우유 성장에 걸림돌이다. 비교적 자본력이 영세한 대학우유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대기업들은 공중파방송 등 인지도가 높은 매체를 통해 광고하고 있지만 대학우유는 케이블방송 등 비교적 저렴한 광고비를 지출하는 매체를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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