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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효능 기대한다면 강황가루 드세요 … 인스턴트식품은 효과 無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5-30 19:21:20
  • 수정 2016-05-30 19: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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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식은 밀가루·버터 더해 걸쭉 … 강황 속 커큐민, 항산화·항암효과 입증

카레는 전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식이다. 인도에서 태어났지만 영국인에 의해 세계인에게 소개됐다. 17세기 인도를 통치하던 영국인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춰 카레를 만들었다. 18세기 영국에 카레 분말회사가 세워지고 영국 해군 식단에 카레가 포함되면서 대중화됐다. 19세기 메이지유신으로 큰 변화를 겪은 일본은 당시 세계 최고의 전력을 가진 영국 해군의 제도와 문물을 벤치마킹했는데, 이때 카레도 도입됐다.

국내에는 1920년대 일본식 카레가 들어왔다. 1935년 동아일보에서는 카레가 보양식으로 묘사됐다. 당시 커리를 먹으려면 20전 정도가 필요했다. 쌀 1㎏이 25전인 시절이라 고급요리로 대접받았다.

카레(커리, Curry)의 어원은 남인도 타밀어인 ‘Kari’다. Kari는 고깃국물, 소스 등을 뜻한다. 인도에서는 톡 쏘는 맛의 향신료인 ‘마살라’(Masala)를 사용해 만든 요리를 카레로 통칭한다. 한국인들이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먹는 것처럼 인도인들은 마살라를 거의 모든 요리에 사용한다. 인도인들은 카레를 특정 음식이 아닌 마살라가 들어간 요리로 생각한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커리를 ‘카레’로 부른다. 이는 일본인들이 커리란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맞춤법에는 커리가 아닌 카레가 표준말로 정해져있다. 오히려 원조인 커리는 기존 일본식 카레와 구별하기 위해 인도 카레란 이름으로 판매된다.

일본에서는 카레 분말가루에 밀가루와 버터를 볶아 만든다. 여기에 각종 채소와 고기를 넣고 끓여 만든다. 일본식 카레는 인도 카레에 비해 끈기가 있고 걸쭉하다. 인도식은 빵에 찍어 먹기 좋으며, 일본식은 밥에 비벼야 제맛이다.

카레는 건강식이다. 주재료가 되는 강황 속에 함유된 ‘커큐민’(curcumin)은 항염·항산화 효과를 발휘해 노인성 치매 등 뇌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커리가 뇌세포 활동을 증진시켜 준다고 알려져 수험생들이 시험 전 반드시 먹는 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

이미 다양한 동물실험으로 대장암, 간암, 유방암, 구강암, 피부암, 전립선암 등에 대한 효능도 입증됐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팀이 실시한 쥐 실험에서 커큐민을 섭취한 쥐에서 전립선암의 전이가 눈에 띄게 억제된 게 밝혀졌다.

이재원 부산대 약대 약학과 교수는 “쥐에게 커큐민을 주입한 결과 커큐민이 뇌 세포 생장에 도움을 주고 해마 내부 세포수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커큐민이 뇌신경의 인지능력과 복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 인스턴트식품 형태로 나오는 카레에서는 강황에 함유된 성분을 얻기 힘들다. 제대로 강황으로 인한 효능을 누리려면 강황가루를 직접 먹거나 요리에 넣어야 한다.

흔히 강황은 울금으로도 불린다. 둘은 같은 식물에서 나오지만 엄연히 다르다. 둘이 같은 것이라고 해도 절반은 맞는 것이고, 다르다고 해도 틀린 게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만든 의약품 공정서에 따르면 강황은 강황의 뿌리줄기이며, 울금은 강황의 덩이뿌리다. 온울금, 광서아출, 봉아출 등의 뿌리줄기도 울금으로 칭한다. 강황은 노란색이지만 울금은 노란색(강황), 잿빛(광서아출), 회백색(봉아출) 등 다양한 색을 띤다.

한방에서 강황은 성질이 따뜻한 식품으로 구분된다. 반면 울금은 성질이 차 평소 몸이 냉한 사람에게 좋지 않다. 강황은 맛이 맵고 쓰다. 매운맛은 뭉친 것을 풀어주고 열을 내려 줘 타박상으로 멍이 들었을 때 먹으면 좋다. 인도에서는 강황을 타박상이나 염좌에 바르는 약으로 쓰기도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강황은 다쳐서 어혈(瘀血)진 것을 삭아지게 하는데 강황가루를 술에 타서 먹으면 좋다’고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어혈을 없애는 한약을 조제할 때 물과 막걸리를 절반씩 넣고 달이기도 하는데 이는 술기운을 빌어 혈액순환을 좋게 만드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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