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삼성서울병원이 감염병 예방 후속대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집단감염으로 가장 큰 질책을 받았던 응급실은 운영 방식부터 시설까지 모두 바뀌었다.
병원 측은 응급실을 찾는 모든 환자의 첫 관문으로 감염병 의심증상을 확인하는 ‘발열호흡기진료소’를 설치했다. 이곳에서는 보호장구를 갖춘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하며 감염병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응급실에 들어가기 전 진료소에 있는 11개의 음압격리실(성인 6개, 소아 5개)에서 진료를 보게 된다. 감염 가능성을 사전에 걸러 일반환자에게 감염병이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응급실 옆에는 3층 규모의 별도 건물을 세워 발열호흡기진료소와 연계해 고위험 감염병 의심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음압격리병동도 마련했다. 이 병동에는 국가지정 격리병상 기준에 부합하는 공조시설을 갖춘 음압격리병상이 총 8개 자리잡고 있다.
응급실엔 정기적인 교육과 고위험 감염병 의심 환자 발생 시나리오 훈련을 받은 전담의료진이 상주하고 있다. 의료진뿐만 아니라 필수지원인력인 환경미화원, 보안요원, 이송요원 등도 전담팀을 구성하고 사전에 철저한 교육을 받게 된다.
또 감염병 환자의 철저한 격리와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병동 내부를 청결구역과 오염구역으로 나눠 설계했다. 감염병 환자와 직원의 동선이 분리되도록 출입문과 엘리베이터를 따로 설치했다. 출입문은 한 번에 하나씩만 열리고 닫히는 자동 개폐방식이어서 오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
응급실뿐만 아니라 병문안 문화 개선과 감염병 대응능력 강화를 위한 체계도 구축했다. 이 병원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전체 병동에 지급된 RFID카드로만 문이 열리는 슬라이딩도어를 설치했다. 환자나 보호자가 제약 없이 병동을 드나들어 발생하는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병문안은 오후 6~8시에만 허용되며,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추가로 면회 가능하다.
이밖에 병원내 감염병 상시 대응체계인 ‘감염병대응센터’를 발족하고 감염관리실과 더불어 감염전문의 3명이 감염 예방 및 관리 업무를 전담토록 했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주간 감염병 최신정보’를 발행해 국내 유행 감염병 발생 동향 등 정보를 병원은 물론 국내 모든 의료인과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후속대책은 환자안전을 지키기 위한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메르스 사태로 얻은 쓰라린 경험을 거울삼아 두 번 다시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