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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요리가 비릿하다면 ‘락교’ 드세요 … 국내선 염교가 옳은 단어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6-02-12 17:43:40
  • 수정 2016-02-15 10: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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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절인 뿌리 1200t씩 수입 … 황화아릴, 피로회복·활력증진·소화기능 개선

염교 알뿌리를 말렸다가 김치 담글 때 넣으면 시원한 김치 국물 맛을 느낄 수 있다.

일식집에 가면 반드시 나오는 밑반찬이 있다. 하나는 생강을 얇게 썰어 소금물에 데친 뒤 단식초물에 절여 만든 ‘생강절임’이다. 생강 자체는 노란색이지만 식용색소를 넣어 분홍색을 띠기도 한다. 다른 것은 마늘장아찌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덜 매운 ‘락교’(菜芝, Rakkyo, ラッキョウ)다. 락교란 식물의 뿌리를 절인 것으로 일본에서 개발돼 국내에도 많이 알려져 있다.

횟집, 어시장, 위판장 등 수산현장에서 쓰는 용어에는 일본식 표현이 많다. 락교도 고쳐야 될 단어 중 하나로 ‘염교’라고 부르는 게 옳다. 일부에서는 ‘채지’(菜芝), ‘교자’(子) 등으로도 칭하는데 이도 맞는 단어다.

염교는 중국 저장성과 히말라야 산기슭이 원산지다. 쪽파와 함께 백합목 백합과 부추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염교는 중국에서 처음 먹기 시작해 지금은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소비된다. 베트남, 인도 등에서는 야생 염교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인도에서는 카레에 야생 염교를 넣어 먹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1960년대 일본 수출을 위해 호남지방에서 대량으로 키웠다. 1970년대 이후 수출이 어려워져 지금은 재배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염교는 중국, 일본 등에서 수입한 것이다. 제주도에서 2012년부터 지역실증사업을 마치고 일본 수출을 위한 염교 재배에 다시 나서고 있다. 생육에 적당한 기온은 20~23도로 국내에서 노지 재배하기 어렵다.

제주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국내에 들어오는 염교는 주로 뿌리 쪽만 절인 상태로 포장돼 매년 약 1200t씩 들어온다”며 “고품질의 염교를 재배한다면 수출은 물론 내수 시장에서도 국내산 염교가 수입산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1년 일본산과 중국산 종자를 이용해 한경면 일대에서 실증 시험 재배한 결과 일본산 종자가 잎수, 잎 자람새, 뿌리 굵기 등에서 모두 좋은 상태로 생육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일식집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지만 염교는 예부터 먹어왔던 음식이다. ‘돼지파’로 불리며 일부 전통 5일장에서 판매됐다. 봄철에 수확하는 염교잎은 향기로운 양념의 재료가 된다. 알뿌리를 말렸다가 김치를 담글 때 몇 알 찧어 넣으면 시원한 김치 국물을 즐길 수 있다.

염교의 모든 특성이 쪽파와 흡사하지만 싹이 나는 시기가 다르다. 쪽파는 1주일이면 싹이 나오는 데 비해 염교는 2~3배의 기간이 더 걸린다. 염교는 발아시간이 일정치 않아 늦게 싹이 자라는 것은 일찍 자라는 것에 비해 2주 정도 늦다.

일본에서는 한국인이 장아찌를 담그듯 염교를 만든다. 염교를 소금물에 살짝 데치거나 소금에 절인 뒤 물로 헹구고 설탕, 식초 등을 넣는 단식초물에 1주일 이상 두면 염교절임이 완성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염교절임을 집에서 즐기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염교절임을 집에서 보관할 때는 냉장고에 넣어 두는 게 좋다. 시원한 염교절임은 아삭한 식감이 배가돼 더 맛있다.

한방에서는 염교 줄기를 말린 ‘해백’(白)을 천식, 화상, 설사 등을 치료할 때 사용한다. 잔뿌리를 다듬은 염교 줄기를 햇볕에 말리면 된다.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하다. 하루 6~9g 정도를 탕제, 환제, 산제 등 형태로 만들어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염교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소화기능을 향상시키켜 부기를 빠지게 한다’고 적혀 있다.

염교는 당질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지만 비타민 등 영양성분 함량은 낮다. 하지만 매콤한 냄새의 원인이 되는 황화아릴이 풍부하다. 이 성분은 피로회복, 활력증진, 소화기능 개선 등에 효과적이다. 평소 신경이 예민하거나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황화아릴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도움을 볼 수 있다. 음식의 누린내와 비린내를 잡아줘 각종 요리의 부재료로 적절하다. 파, 마늘 등과 달리 먹었을 때 입안에 향기가 오래 남지 않아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락교 열량은 100g당 52㎉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염교를 지속적으로 먹으면 살이 찌기 쉽다며 비만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과다 섭취를 피할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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