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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소리 나는 북한음식 … 심심하지만 산뜻해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8-28 13:28:48
  • 수정 2016-02-12 13: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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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수수가 주식, 토끼고기는 보양식 … 대부분 소박한 상차림, 동물 피 이용한 요리 많아

북한은 날씨가 춥고 산세가 험해 밭에서 키운 채소를 이용한 음식을 많이 먹었으며, 대량으로 재배되는 것이 없어 소량으로 여러 재료를 넣은 음식이 발달했다.

지난 6일 막을 내린 올리브TV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한식대첩’에선 우승을 한 서울팀을 비롯해 지역 대표들이 나와 각 고장의 특산 음식을 선보였다. 특히 북한팀은 평소 사람들이 맛보지 못한 북한 특유의 음식을 내보이며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얻었다.

북한음식은 심심하고 담백하다. 처음 맛을 본 남한사람들은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하지만 먹을수록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다. 뒷맛은 개운하고 시원하다. 북한에선 맛있는 음식을 ‘딱 소리 난다’고 표현한다. 두말할 것 없이 딱 부러지게 맛있다는 의미다.

북한 사람들은 콩 찌꺼기를 가공해 만든 인조고기를 즐겨 먹는다.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남한에서는 흔히 콩고기라도 부른다. 1995~1999년 북한에 불어 닥친 식량난으로 북한 주민 스스로 생존을 위해 콩 찌꺼기와 콩 껍데기를 모아 인조고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대량 보급됐다. 모양이나 식감이 어묵과 유사해 양념을 해 먹으면 남한의 떡볶이와 비슷한 맛이 난다.

토끼곰은 북한 서민들의 대표적 보양식이다. 토끼고기 안에 대추, 찹쌀, 검은콩 등을 넣은 후 푹 고아 만든다. 북한에서 소고기는 매우 귀한 식재료로 서민들은 보양식으로 소고기 대신 토끼를 찾는다. 맛은 남한의 삼계탕과 비슷하며 지방이 적고 담백한 맛이 돋보인다.

노티떡은 북한을 대표하는 향토떡이다. 평안도에서 많이 생산되는 찰기장을 주재료로 한다. 찹쌀가루에 찰기장과 수수가루를 섞어 반죽한 뒤 엿기름을 넣고 삭혀 지지면 완성된다. 북한에서는 노티떡을 만들어 가까운 사람에게 선물한다.

북한에도 패스트푸드점이 있다.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스트푸드는 햄버거(북한말로 고기겹빵)나 피자가 아닌 밀쌈세트다. 닭고기, 채소, 된장 등 각종 재료를 밀 전병에 넣고 만 밀쌈에 빙초산과 설탕물을 섞어 만든 탄산단물을 세트로 묶어 먹는다. 영양가와 맛이 좋아 주민들이 즐겨 먹는다.

하지만 이들 음식은 평양에 거주하는 일부 사람들만 먹는다. 대부분 사람들은 극심한 식량난으로 고생하고 있다. 평야가 부족하고 산지가 태반인 북한에서 옥수수는 매우 중요한 작물이다. 정확한 수치는 밝혀진 게 없지만 매년 200만t 정도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초부터 ‘옥수수 박사’로 알려진 김순권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이 북한에 옥수수 종자를 보내주는 운동을 주도했다. 좋은 종자로 생산량을 높여 북한의 식량난을 자력으로 해결하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이를 인해 북한에서는 ‘슈퍼 옥수수 심기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옥수수를 이용한 짝강냉이밥은 북한 주민들의 주식이다. 상대적으로 잘 사는 집은 쌀과 함께 섞어 먹지만 가난한 집은 감자, 나물, 푸성귀 등을 넣어 먹는다. 가난할수록 나물이나 식용 가능한 풀이 많이 들어간다. 짝강냉이밥에 강냉이 가루를 뿌려 먹는 가루밥도 있다. 강냉이 국수도 즐겨 먹는다. 남한에서 국수를 별미로 먹지만 북한에서는 주식이다. 북한 사람들이 특별히 국수를 좋아한다기보다 먹을 게 없어 먹는다.

북한은 남한에 비해 날씨가 춥고 산세가 험해 밭에서 키운 채소를 이용한 음식을 많이 먹었다. 대량으로 재배되는 채소가 없어 소량으로 여러가지 재료를 넣은 음식이 발달했다. 산간지대에서는 물이 부족해 동물의 피를 이용한 음식을 예부터 즐겼다.

함경도는 백두산을 비롯해 개마고원이 위치한 산간지대다. 영흥만 부근에 평야가 있지만 넓지 않아 밭농사 위주로 농업이 이뤄진다. 함경도는 북한 내에서 콩의 품질이 뛰어나고 잡곡 생산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경도와 닿아 있는 동해안은 리만 한류와 동해 난류가 교류하는 세계 3대 어장의 하나로 명태, 청어, 대구, 연어, 정어리, 삼치 등이 잘 잡힌다.

음식의 생김새는 큼직하고 시원스러우며 기교나 사치를 부리지 않는다. 남한 음식 중에는 충청도식과 가장 비슷하다. 간이 짜지 않지만 고추, 마늘 등을 넣은 양념을 강하게 쓴다. 고춧가루 양념을 뜻하는 다대기란 말은 함흥도 사투리에서 유래했다. 함경도에서 가장 추운 곳은 영하 40도까지 내려간다. 따라서 김장은 11월 초순부터 담그며, 젓갈은 새우젓이나 멸치젓을 주로 쓴다. 동태, 가자미, 대구 등을 썰어 깍두기나 배추김치 포기 사이에 넣는다. 김치 국물은 넉넉히 붓는다.

함경도 음식의 가장 큰 자랑은 명태다. 내장으로 만든 창란젓, 알을 이용한 명란젓, 쌀밥과 함께 삭힌 명태식혜 등이 유명하다. 그중 명태요리의 일품은 명태국이다. 예부터 함경도의 명태국은 비린내가 전혀 없고 국물이 시원하다. 함경도의 주식은 기장밥, 조밥 등 잡곡밥이다. 감자, 고구마의 질도 좋아 녹말을 만들어 냉면과 국수를 만들어 먹는다. 남한에서도 이름이 높은 함흥냉면이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자강도와 양강도는 바다를 끼지 않은 지역으로 대부분 산간지대로 평균 기온이 한반도에서 가장 낮다. 동쪽에는 함경북도, 남쪽에는 함경남도, 서쪽에는 평안도를 두고 있다. 배추 농사가 되지 않아 예부터 갓을 이용한 김치를 즐겨 먹는다. 갓김치는 향기롭고 시원하며 오래 두고 먹어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 감자가 많이 나며 맛도 매우 좋다. 따라서 감자를 이용한 감자농마국수, 감자떡, 당면, 감자농마강정, 강냉이가루강정 등이 특산음식이다. 감자농마국수는 질기고 맛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술로서는 강계포도주와 양강주가 이름이 높다.

평안도는 한반도에 북서쪽에 위치하면서 동쪽은 산이 험하지만 서쪽은 평야가 넓어 곡식이 많이 생산된다. 서해안과 접해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다. 예부터 중국과 교류가 많아 평안도 사람의 성격은 진취적이고 대륙적이다. 따라서 음식도 큼직하고 푸짐해서 먹음직스럽다. 특히 겨울 음식이 다른 지역보다 발달해 있다. 기름진 육류음식을 즐겨 먹고 밭에서 나는 콩과 녹두로 만드는 음식이 많다.

간은 심심하고 맵고 짜게 먹지 않으며 모양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겨울에는 평양냉면, 여름에는 어복쟁반이라는 쟁반국수를 즐긴다. 이와 함께 순대, 온반 등이 유명하다. 곡물로 만든 음식은 조밥이 많고 김칫국에 마는 김치말이를 잘 먹는다. 평안도 지방에서는 평양 음식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황해도는 북쪽이 곡창지대로 연백평야와 재령평야에서 쌀이 많이 나온다. 남한 사람들이 보리밥을 즐기듯 조밥을 많이 먹는다. 곡식의 질이 좋아 가축들의 사료도 우량해서 고기 맛도 유별나다. 해안 지역은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이 낮아 간석지가 발달해 소금 생산이 많다. 황해도는 인심이 좋고 생활이 윤택해 음식도 양이 풍부하다. 대부분 북한음식처럼 구수하면서도 소박하다. 간은 짜지도 싱겁지도 않다.

황해도 김치는 고수와 분디라는 향신 채소를 쓴다. 미나리과에 속하는 고수는 강한 향이 나는 풀로 중국에서는 향초라고 한다. 배추김치에는 고수, 호박김치에는 분디를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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