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의사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이 탄생할까. 박근혜 대통령은 4일 보건복지부장관에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60)를 내정했다. 청와대는 25년간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의료 경험을 통해 한국 의료 체계 전반에 대해 깊은 이해와 높은 식견을 갖고 있어서 공공 의료를 강화하고 국민 건강에 안정을 이룰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정 내정자는 서울대 의과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형외과학으로 의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1988년 서울대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쳤고, 서울대 의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분과장, 분당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등을 거쳐 2008~2013년 6년 동안 분당서울대병원장을 맡았다.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직시 의사들의 신구 조화를 통해 분야별 명의를 양성하고, 300병상 증축에도 성공했다. 의료정보화에 집중해 분당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과의 합작회사인 헬스커넥트 설립 및 운영에 깊게 관여했다. 의료정보화 성과는 지난해 분당서울대병원-SKT 컨소시움이 사우디아라비아 6개 병원에 의료정보시스템을 수출하는 700억원대 계약 체결로 이어졌고, 올 4월에는 킹압둘라 어린이전문병원(King Abdulla Specialty Children’s Hospital; KASCH)에서 시스템이 첫 장착됐다.
그는 품성이 넉넉하고, 인화에 달인이며, 매사 마찰없이 좋은 결과를 이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노회하다고 옥에 티를 끄집어내는 인사도 있긴 하다.
그는 대외적으로 대한정형외과학회 편집위원, 대한의학회 학술위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평가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원, 대한병원협회 정보관리이사,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사외이사, 대한소아정형외과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보건의료노조는 4일 성명서를 통해 “정진엽 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의료산업화 주의를 경계한다”고 밝혔다. 첨단 병원정보시스템 구축 및 스마트병원 중동 수출이 결국 의료영리병원 및 원격진료 도입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이 단체는 2013년 분당병원장 재임 시절에 의료기관의 군비경쟁(외형확장)을 부추겨왔던 인물로 원격의료, 의료산업화의 키워드가 항상 따라 다닌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