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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밖에 못 먹는 내 아이에게 알레르기가? … 심하면 쇼크까지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6-04 16:01:06
  • 수정 2022-05-24 17: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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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락트알부민·카제인 등 주원인, 36개월 이후엔 대부분 없어져 … 아미노산 분유가 대안

우유알레르기는 우유단백질에 과도한 면역반응을 보이는 유아에게 주로 발병하며 구토, 두드러기, 과호흡, 소화기관 이상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2013년 4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 4학년인 A군이 점심시간 식사 직후 축구를 하다가 극심한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A군은 16개월간 뇌사 상태에 빠져있다가 지난해 8월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의 사망원인은 유제품알레르기와 심한 운동으로 인한 급성 쇼크였다. 당시 이 학교 점심 급식 메뉴엔 우유가 함유된 카레가 있었다. A군은 평소 우유를 먹지 않는 등 주의를 기울였으나 카레에 우유가 첨가된 사실을 알지 못해 이런 비극이 빚어졌다. 담임교사는 A군에게 유제품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사고가 나자 적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출동한 구급대원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아 증상을 더욱 키웠다.

 

사람이 태어나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식품은 엄마의 젖이다. 2012년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조사한 생후 6개월 자녀를 둔 한국 여성의 완전모유수유율(모유만 먹이는 경우)은 약 32.3%로 나타났다. 나머지 67.7%의 아이는 모유뿐만 아니라 우유를 이용한 조제분유를 섭취했다. 제왕절개를 했거나 젖의 양이 부족한 엄마는 어쩔 수 없이 분유를 아이에게 먹이는 경우가 많다.


우유알레르기(Cow’s milk allergy)는 우유에 함유된 락트알부민(Lactalbumin)과 카제인(Casein) 등 단백질에 민감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12개월 미만 유아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우유가 발병의 주원인이지만 양(산양 포함), 염소, 들소 등의 젖을 통해서도 이런 증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모유를 먹는 아이의 약 0.4~0.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체로 우유알레르기를 가진 유아는 유사한 식품에도 민감할 가능성이 높다. 원재료 식품이 분류학적으로 밀접하면 물질의 항원 분자구조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우유의 경우 땅콩, 달걀, 대두, 밀 등이 유사 식품으로 꼽힌다.


우유알레르기는 우유 섭취 후 빠르면 10분, 늦으면 수 시간내에 발생한다. 구토, 두드러기, 과호흡, 소화기관 이상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심각하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아토피피부염이다. 12개월 미만의 유아의 20%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피부염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 3명 중 1명은 우유알레르기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가 심할 경우 맥박이 상승하고 혈압강하를 동반한 쇼크가 올 수도 있다.

 

우유알레르기는 생후 36개월 이후가 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12개월에 약 50%, 24개월에 70%, 36개월에는 85%가 알레르기 반응성을 소실한다.


흔히 소비자들은 우유알레르기와 유당불내증을 혼동한다. 전자는 면역체계의 과민반응에 의해 발생하며, 후자는 유당이 대장에서 분해되지 않아 생긴다. 유당불내증은 소화흡수 불량증후군 중 하나로 나이가 많을수록, 서양인보다는 동양인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영유아기에는 유당을 분해시키기 위해 유당분해효소가 많이 분비돼다가 유소아기에는 유당을 통한 영양공급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분해효소 분비도 동반해서 감소하게 된다. 메스꺼움, 복통, 복부팽만, 가스, 설사 등을 동반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우유알레르기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우유단백질이 든 음식을 2~3주 정도 먹이지 않으면서 아이의 증상을 지켜봐야 한다. 우유를 먹이지 않으면 증상이 없어지고, 다시 우유를 먹이면 48시간 내에 증상이 재발하는 현상이 3회에 걸쳐 나타나면 우유알레르기로 판단할 수 있다.

 

알레르기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발물질을 차단하는 것이다. 우유알레르기 증상이 보이면 우유단백질이 함유된 모든 식품의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 하지만 유아의 경우 우유가 주식이므로 먹이지 않을 수 없다. 무작정 우유를 먹이지 않으면 비타민D, 칼슘 등 비타민과 무기질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우유알레르기 진단을 받으면 우유 대신 대체식품인 특수분유를 먹이는 게 좋다.

 

특수분유는 특정질환의 병태생리와 생화학적 변화 등을 고려해 제조된 것으로 분유성분의 일부를 효소처리하거나 변형시킨다. 국내에서는 1982년 미숙아들을 위한 특수분유가 처음 선을 보였다. 이후 급·만성 설사용 분유, 알레르기용 분유 등이 출시됐다. 우유알레르기용 특수분유의 경우 질환의 발병요인인 우유단백질을 가수분해한 것이다. 가수분해의 정도에 따라 크게 완전가수분해 분유와 부분가수분해 분유, 아미노산 분유 등으로 나뉜다.


대부분 우유알레르기를 가진 영아들은 특수분유를 섭취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아미노산 분유는 단백질을 소화되기 직전 단계인 아미노산 단위까지 잘라놓아 장에서 바로 흡수가 된다. 2012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우유에 대한 높은 위잔량(소화분해되지 않고 위에 남은 우유량)과 알레르기 반응 탓에 기존 미숙아용 특수분유를 아미노산 분유로 바꿔 섭취한 이른둥이의 경우, 위잔량이 약 7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선 아직 아미노산 분유가 생산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된 제품을 구입한다. 대표적인 아미노산 분유로는 한독의 ‘네오케이트’가 꼽힌다.


우유를 데워먹는 것도 알레르기 반응을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미국 마운트시나이대 연구팀은 우유알레르기를 가진 1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데운 우유와 그렇지 않은 우유를 먹인 뒤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을 살펴본 결과, 약 75%가 우유를 데워먹을 때 이같은 증상이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유의 특정 단백질이 고온에 노출될 때 완전히 파괴돼 증상이 완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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