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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속 거침없는 설탕 투하, 몸에는 괜찮을까 … 고혈압·당뇨병 원인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5-19 18:06:51
  • 수정 2016-02-12 12: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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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세기 유럽은 설탕 등장으로 식생활 혁명 … 옥수수시럽·스테비아·나한과 등 대체감미료 각광

설탕을 과도하게 복용할 경우 면역세포의 활동이 줄어 고혈압, 당뇨병, 신경질환, 무기력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는 외식업 경영인이자 요리연구자로 이름을 알린 백종원 씨가 출연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가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며 진행하는 1인 방송이다. 백 씨는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홍콩반점, 본가 등을 창업한 경험을 살려 요리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방송에서 몇몇 음식에 설탕을 듬뿍 넣어 ‘슈가보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는 평소 1~2인분보다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요리를 하다보니 설탕을 많이 써보이는 것 뿐이라며 설탕 비율을 따지면 적당한 양이라고 해명했다.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에서 얻은 원당을 정제·가공한 천연감미료로 자당을 주성분으로 한다. 설탕이 발견되기 이전에 인류는 주로 벌꿀에서 단맛을 찾았다. 사탕수수는 호주 북쪽 뉴기니섬이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본격적으로 사탕수수를 이용해 설탕을 제조한 것은 4세기경 인도 굽타 왕조 시기부터다. 당시 설탕은 종교적이고 주술적인 의식의 공물로 주로 사용됐다. 유럽에는 십자군 원정이 시작된 11세기에 설탕이 유입됐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의 발전으로 설탕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유럽 식탁은 설탕으로 점령당했다. 설탕은 유럽인의 식습관을 바꿨다.

동아시아 지역은 설탕의 존재를 서양보다 먼저 알았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각종 당분이 함유된 엿이나 감주 등 맥아당 성분의 감미료를 함유한 음료가 이미 발달했기 때문이다. 설탕이 국내 역사 기록에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시대 명종때 이인로의 ‘파안집’이다. 당시 설탕은 상류층에서 약용이나 기호식품으로 주로 사용됐다. 일본이 한반도를 점령하면서 설탕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1920년 평양에 사탕무를 원료로 하는 제당공장이 처음 만들어졌지만 생산능력의 한계로 대부분 일본에서 가공된 것이 수입됐다.

가격 걱정없이 설탕을 섭취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중반 이후부터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제일제당을 통해 설탕을 생산하면서 국내에 설탕이 본격적으로 유통됐다. 1953년 남한의 설탕 수입 의존도는 100%였다. 이듬해 제일제당이 설립되면서 의존도는 절반 수준인 51%로 떨어졌고 1961년에는 7%까지 내려갔다. 당시 제일제당의 설탕 생산량은 약 25t로 ‘아침에 설탕 한 트럭을 싣고 나가면 오후에 한 트럭의 돈이 들어올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설탕은 인기를 얻었다. 1960년대부터 각 가정 음식에 설탕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설탕은 밀가루, 쌀, 달걀, 참기름 등과 함께 명절 선물로 선호됐다. 1990년대 외식문화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설탕 소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과도하게 설탕을 복용할 경우 면역세포의 활동이 줄어 각종 질병이 발생하기 쉽다. 자연식품에 함유된 천연 당분은 체내 흡수되면 완전 연소돼 에너지로 사용된다. 하지만 설탕은 섭취 즉시 빠르게 흡수돼 혈당이 치솟게 영향을 끼친다. 급격하게 혈당이 올라가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 이는 갑상선 기능 저하시켜 무기력증. 피로, 비만 등을 유발한다. 임산부의 경우 입덧 및 두통이 심해진다. 요동치는 혈당은 뇌에 작용해 정서불안, 신경증, 두통, 환각 등 신경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본이 좋지 않을 때 단 음식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설탕을 먹으면 오히려 기분이 저하된다. 설탕 대사에는 기분을 복돋우는 데 도움이 되는 비타민B군이 반드시 필요하다. 설탕을 과도하게 먹으면 비타민B 복합체가 결핍돼 짜증, 초조, 신경질, 불안지수 등이 올라갈 수 있다. 설탕은 피부에도 해롭다. 설탕이 소화되는 동안에는 단백질과 지방이 뭉치게 돼 활성산소가 결합된 최종당화산물을 만들어낸다. 이 성분은 피부에 있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감소시켜 주름살이 생기게 하고 피부의 탄력을 없앤다.

설탕은 무조건 유해하지만은 않다. 기억력 강화에 좋으며 통증을 완화시켜주기도 한다. 인간의 뇌에는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물질을 차단하는 글루코스가 혈액 속에 자리잡고 있다. 글루코스는 인지적 기능을 향상시키며 복잡한 정보를 해석하거나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소아가 다쳤을 때 물보다 설탕물을 먹을 경우 통증을 덜 느낀다는 연구가 있다.

김경수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설탕(sucrose)을 이용한 일부 임상연구 결과 성인 여성은 진통효과를 보이지 않았으나 어린이는 진통효과를 보였다”며 “성인 여성에 비해 어린이가 상대적으로 단것을 더 좋아하는 심리적인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설탕이 비만과 당뇨병 등을 유발하는 공공의 적으로 몰리면서 글로벌 식품업계에서 설탕을 대체할 천연감미료를 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설탕이 비만과 당뇨병을 일으켜 근로자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며 설탕 섭취량이 많은 나라일수록 경제가 망가지기 쉽다고 경고했다. 단맛을 내는 감미료는 식품에 필수불가결한 첨가물이다. 전 세계 감미료시장 규모는 700억달러(약 75조9150억원)로 이 중 설탕시장(600억달러)이 전체의 85% 이상을 차지한다. 이밖에 천연감미료 일종인 고과당 옥수수시럽(약 70억달러)와 파라과이가 원산지인 스테비아(약 2억달러), 기타 인공감미료 등이 있다.

스테비아(stevia)는 설탕보다 당도가 약 300배 높지만 칼로리가 낮은 게 특징이다. 가격이 비싸지만 적은 양으로도 원하는 당도를 낼 수 있어 식품업체에서는 비용 부담이 덜하다. 시장조사업체 민텔에 따르면 스테비아를 함유한 식품은 2011년 636종에서 지난해 2274종으로 늘었다. 미국 케첩회사 하인즈가 최근 인수한 식품회사 크래프트푸드는 일부 제품의 인공감미료를 스테비아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테비아는 뒷맛이 써 설탕과 함께 쓸 수밖에 없다.

중국의 토착식물 나한과(羅漢果)는 스테비아와 마찬가지로 설탕보다 약 300배 당도가 높다. 뉴질랜드 식품기업인 바이오비토리아는 나한과에서 추출한 천연감미료를 상용화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서아프리카가 원산지인 덩굴식물 오블리에서 추출한 브라제인이라는 단백질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나투르리서치는 크윗이라는 브랜드로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FDA 승인을 신청했다. 영국 테이트&라일은 지난 3월 옥수수에서 추출한 알룰로스(allulose, 또는 psicose, altrulose, pseudofructose) 등을 이용한 천연감미료 ‘돌시아 프리마’를 개발했다.

최근 슈가아트를 이용한 음식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주로 케이크에서 사용된다. 기존 케이크는 단순히 맛에 초점을 뒀지만 슈가아트 케이크는 미적인 요소를 강조해 먹는 즐거움에서 보는 즐거움으로 디저트 문화를 바꾸고 있다. 슈가아트는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설탕에 달걀, 젤라틴, 식용색소 등을 섞어 만든 설탕 반죽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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