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발견시 생존율 높지만 발견인식 및 노력은 여전히 ‘낙제점’… 자가진단 등 습관화
차경호 인천 맘마외과 원장이 유방암 검진을 하고 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 빠른 초경, 늦은 폐경, 늦은 첫출산 등으로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젊은 여성에서도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어 나이가 어리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유방암은 조기발견해 치료하면 완치 및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현재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은 90%를 넘어선 상황이다. 다만 여전히 유방암 예방과 조기발견에 대한 인식은 낮아 유의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일본 등에 비해 40세 미만 유방암 발생률이 높은 편인데도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유방암학회 조사 결과 국내 30대 이상 성인 여성 22.6%는 유방암 자가검진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 관련 학회가 권고하는 ‘매월 1회 자가검진’의 경우 30대 여성은 6명 중 1명(16.3%)만이 규칙적으로 시행하고 있었다. 전체 조사대상 여성 3명 중 2명(58.8%)은 유방암 자가검진을 해본 적이 없거나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대학병원 교수팀 연구발표에 따르면 2001~2011년 유방암 사망률은 초등학교 이하 학력 여성에서 크게 증가했지만 고교·대학 졸업자에서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라 암에 대한 관심이나 정보 접근성 등이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적극적인 예방과 조기발견 인식의 확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통 유방 관련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 통증, 멍울 등 가슴 모양 및 피부 변화를 꼽는다. 이밖에 분비물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유방 통증은 생리 등과 관련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유방 멍울은 통증이 없으면 방치되기 쉽다.
차경호 인천 맘마외과 원장은 “유방암은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흔해서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아도 일정 주기로 자가진단을 시행해야 한다”며 “멍울 같은 게 만져지면 방치하지 말고 검사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하지만 멍울이나 혹이 만져진다고 무조건 암은 아니다”며 “다만 암일 가능성이 높은 종양인지 정밀하게 확인하는 검사는 시행하는 게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가슴에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다면 유방외과 등 유방클리닉에서 X-레이검사나 초음파검사를 받게 된다. 만약 촘촘한 치밀유방이라면 X선으로 정확한 감별이 어려울 수 있다. 이때 유방초음파검사를 병행한다. 검사 결과 암으로 의심되는 혹이 발견되면 ‘생체조직검사’(biopsy)로 악성 여부를 진단한다. 이는 조직의 일부를 바늘로 직접 채취해 정밀진단하며, 보통 ‘진공흡입 생체조직검사’(VABB) 방식이 이용된다.
차경호 원장은 “검사 결과 유방암이 아닌 양성종양으로 진단되면 ‘맘모톰’이나 ‘벡스코어’를 활용해 제거한다”며 “벡스코어는 기존 시술법의 단점을 보완한 기기로 종양 위치가 유두나 피부에 가까워도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제거시술은 기존 시술처럼 국소마취를 활용하며, 피부에 흉터가 지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유방암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열량·육식 위주의 서구적인 식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식습관은 유방암뿐만 아니라 비만·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 건강한 식습관을 갖추고 평소 가슴에 관심을 가지며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유방클리닉 등에서 검사받는 게 혹시 모를 병의 악화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차 원장은 “30대 이상 여성은 평소 자가진단법을 숙지하고 정기적으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가진단 요령은 한국유방암학회 홈페이지나 유방질환을 진료하는 병·의원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