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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생산 판매 기준 1위 제약사는 대웅제약, 2위 한미약품
  • 현정석 기자
  • 등록 2015-03-16 13:55:49
  • 수정 2020-09-14 13: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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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위권에 국내사 5개, 외자사 5개 포진 … 유한은 적자감수하며 외자사약 대행판매, 제일약품은 사실상 외자도매상
국내 유수 제약사들조차 자체 개발 또는 라이선싱을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을 판매하지 못하고 이미 국내에 진입한 외국계제약사로부터 제품을 도입해 판매하는 ‘대리점 무역상’으로 전락한 지 이미 오래다. 현재 상대적으로 손쉬운 외자사 제품 도입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회사들이 랭킹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거품을 걷어내고 봐야 진짜 자체 제품을 판매 또는 수출에 매출액을 상승시키는 실력파 기업이 어느 곳인지 가려낼 수 있다.

이에 ‘엠디팩트’에서는 병의원에서 처방돼 원외조제되는 의약품 시장을 조사하는 유비스트 자료를 바탕으로 자사제조·자사판매하는 제약업계의 내실 매출을 조사한 결과 대웅제약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미약품이 2위, 한국화이자 3위, 종근당 4위, 한국엠에스디가 5위에 랭크됐다. 다음으로 동아에스티, 노바티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씨제이헬스케어가 그 뒤를 이었다.

2013년 7월부터 2014년 7월까지 1년(13개월)간 자사 기준 판매액을 보면 대웅제약이 4116억6500만원, 한미약품이 3992억7600만원, 한국화이자가 3646억8500만원, 종근당이 3492억8200만원, 한국엠에스디가 3471억6800만원에 달했다.

이어 동아에스티가 3044억7400만원, 한국노바티스가 2863억1700만원,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2235억6700만원,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2235억6700만원, 씨제이헬스케어가 2176억4000만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대웅제약은 122개 품목 가운데 노바티스의 ‘아리셉트’(성분명 도네페질염산염, donepezil HCl) 등 3개 품목을 외부에서 도입했다. 올해는 여기에 5개 품목을 추가해 총 8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외부 도입 의약품의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0%에 달하지만 상위제약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이다. 따라서 추가로 신제품을 도입하면 이 비중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월 판매액이 300억원으로 국내 제약사 중 최고 수준이다.

근소한 차이로 한미약품이 2위를 달리고 있다. 자사 제조품목의 매출은 약가인하의 영향으로 2013년 1월 351억5490만원에서 작년 7월 306억3710만원으로 감소했으나 외부 도입 의약품의 매출증가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으로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최초로 1조원 매출을 돌파했지만 글로벌제약사의 비중이 높아 60%를 넘는다. 이 회사 대표 제품 중 하나인 항당뇨제 베링거인겔하임에서 들여온 ‘트라젠타’(성분명 리나클립틴, linagliptin)는 583억원, B형간염치료제인 길리어드사의‘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 tenofovir disproxil fumarate)는 650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인 화이자의 ‘프리베나13’은 원외처방이 아니어서 집계되지 않았을 뿐 절대 매출액이 높다.

트라젠타의 경우 유한양행은 베링거로부터 매출의 4%를 수익으로 받기로 해 실상 마이너스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도매업계가 5.5%의 수익이 적다고 1인 시위를 하는 상황에서 보통 글로벌제약사들은 토종제약사에게 7~8%의 마진을 주는 게 관행인데 유한은 당장의 외형 확대와 매출 증대 욕구에 치중해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제약사가 국내 시장에 안착한 뒤 상품을 회수할 경우 유한양행 같은 회사는 매출 1조원이 순식간에 붕괴되면서 시장에서 신뢰를 잃게 돼 있다.

글로벌제약사는 자체판매와 공동판매를 통해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대부분 3차의료기관인 대학병원 등 상급병원은 직접 관리하고 1,2차 의료기관인 준종합병원이나 의원은 국내사가 관리하고 있다. 글로벌제약사들은 오리지널 제품 위주로 판매해 신약과 오리지널을 선호하는 종합병원에선 강세를 보이지만, 영업력이나 영업망이 부족해 의료계 전체 시장을 장악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규모도 1,2차 의료기관의 규모와 3차의료기관의 매출이 45대 55정도로 비슷하다.

한국화이자의 경우 43개 제품 중 ‘뉴론틴’(성분명 가바펜틴, gabapentin),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 Pregabalin) 등 5개 제품을 제일약품과 공동판매하고 있다. 제일약품의 성석제 사장은 2000년12월 한국화이자제약 재정담당 상무를 시작으로, 운영(인사·재정·전산·전략기획)담당 부사장, 영업·마케팅·영업관리·노사담당 부사장을 거친 후 제일약품으로 영입된 인물이다. 제일약품은 국내 23위의 제약회사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이렇다할 신제품 개발없이 외자사 도입 제품으로 실속을 챙기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한국엠에스디는 42개의 제품 중 대웅과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Sitagliptin) 8개 제품, 한국노바티스는 40개의 제품 중 한독과 ‘가브스’(성분명 빌다글립틴, vildagliptin) 등 8개 제품,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19개 제품 중 삼일제약과 ‘미라펙스’(성분명 프라미펙솔, pramipexole) 등 6개의 제품을 판매해 국내사에 의지하는 비율이 높은 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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