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16㎏ 건강하게 감량했죠.”
중년층이나 노년층은 만성질환 예방 차원에서 다이어트를 마음 먹었다가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나잇살을 이길 수 없다’, ‘신진대사가 느려서 다이어트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 ‘풍채가 좀 있어야 나이 들어서 기품있어 보인다’는 핑계로 일찌감치 포기하기 일쑤다. 퇴근 후 회식이나 야근으로 운동할 짬을 내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의지부족’에 대한 변명일 뿐이다.
3년 전 87㎏의 체중을 3개월만에 16㎏ 감량하는 데 성공한 서효석 편강한의원 원장(69)은 “다이어트는 일부러 짬을 내서 하는 게 아니라 건강한 생활패턴을 녹여낼 때 완성된다”며 “균형잡힌 식생활과 주3회 등산으로 관리한 결과 2~3㎏ 안팎의 변화만 있을 뿐 요요현상 없이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는 87번지에서 건강한 71번지로 내려왔다고 얘기하곤 한다. 서효석 원장은 “다행히 87㎏가 나갔을 때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없었다”며 “어느 순간 평소 지향하는 ‘반노환중’(返老還中)을 실천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서 체중감량에 나섰다”고 말했다.
서효석 원장은 “체중을 조절하면 중추의 총명을 되찾을 수 있다”며 “예컨대 흐리멍텅한 면역체계, 체온조절 중추가 정상화돼 컨디션이 확연히 좋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나잇살도 나이와 별 상관이 없다”며 “자신의 생활습관이 그대로 외형에 반영된 것으로 얼마든지 변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늙어간다는 것은 몸 속에 독소가 쌓인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면역체계가 총명을 잃게 된다. 서 원장은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중년층은 독소를 말끔히 청소해야 하는 것의 중요성을 기억해야 한다”며 “폐는 독소 등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만큼 폐기능을 회복해야 건강하게 다이어트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식욕조절’이라고 강조한다. 그도 솟구쳐오는 식욕을 억누르는 게 힘든 것은 마찬가지여서 단계별로 계획을 세워 식욕을 다스렸다. 7일간 ‘2·2·2 법칙’을 실행하면서 술 약속도 마다했다.
2·2·2 법칙은 처음 이틀 동안은 식사를 하지 않고, 다음 2일에 한끼를 먹고, 마지막 이틀 동안 2식을 한다. 7일째 되는 날부터 세끼 식사를 시작한다. 이때 딱히 금해야 할 음식은 없지만 골고루, 기름지지 않게, 담백하고 짜지 않게 먹는 게 포인트다. 서 원장은 육식보다 채식을 권하며, 지금도 점심식사는 도시락을 챙겨 ‘건강한 식사’를 하고 있다. 그도 이렇게 단기간에 많은 체중을 감량할 줄은 몰랐다며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식사에 많은 비중을 뒀다. 서 원장은 “누구나 다 아는 말이지만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신하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는 것을 실천하고 있다”며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기 위해 편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위해 함께 점심식사 시간을 가지며 직접 본 도시락은 알록달록하기 그지 없었다. 잡곡밥에 맑은 된장국, 김치, 가벼운 밑반찬을 곁들인다. 포인트는 과일, 야채, 견과류가 한가득 들어 있는 도시락이다. 서 원장은 “다이어트를 한다고 특정 음식을 무조건 먹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신맛, 매운맛, 단맛, 쓴맛, 짠맛의 오미(五味)는 오행에 상응하는 것으로 오장의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자연식을 골고루 먹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의 미용 목적만을 위한 극단적인 단식 다이어트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체중이 줄면 건강해지는 게 사실이지만, 어떻게 감량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몸이 상할 수 있다”며 “무조건적인 단식은 오히려 영양불균형 등을 초래해 체형은 말라도 몸 속은 건강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서효석 원장의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서포트한 숨은 공신은 다름 아닌 ‘편강탕’이다. 그는 “다이어트도 결국 일종의 디톡스가 아니겠느냐”며 “체중을 감량하면서 그동안 쌓여 있던 노폐물을 본격적으로 청소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욕을 조절하는 기간에도 편강탕은 매일 6봉지씩 복용했다. 편강탕은 서효석 원장이 1973년 개발한 폐를 정화해 각종 알레르기질환 및 폐질환을 치료하는 한방생약이다. 금문화·사삼(더덕) 등 10여가지 약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효능 강화를 위해 지금도 꾸준히 업그레이되는 중이다.
서 원장은 “이 약은 어떤 특정한 질병을 고치는 게 아니다”며 “단지 폐에 쌓인 독을 청소해줄 뿐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컨디션 전반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욕을 조절하는 기간엔 음식물 등 노폐물이 평소보다 덜 쌓이게 돼 편강탕의 효력이 더 수월하게 나타났다”며 “무엇보다 노폐물이 빠지면서 3개월간 피부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폐기능이 활성화돼 독소 배출이 용이해지면 피부까지 맑아진다. 서 원장은 “폐기능의 ‘버리는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하기 시작하면 검버섯이나 기미까지 옅어지기도 한다”며 “예컨대 편강탕을 7개월 복용한 환자 중 검버섯이 점점 부풀면서 터지더니 새살이 돋아났다는 사람이 상당수”라고 소개했다.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면 노안이 된다는 예상을 깨고 뜻밖의 이득을 얻은 셈이다.
그는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서 원장은 “몸에는 끊임없이 기가 돌고 있지만 기는 쉬려는 속성이 있어 조금만 방심하면 정체되기 쉽다”며 “이를 순환시키려면 1주일에 3회 정도 운동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평소 출근 전 아침에 1시간 남짓 수리산을 산책하고 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는 서 원장의 방식이다. 강박적으로 ‘운동하지 않으면 살이 찔까봐’ 걱정해서가 아니라 생활 속에 녹여놓은 것이다.
서효석 원장은 무엇이든 즐겁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강박을 갖고 운동하는 것보다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게 중요하다. 퇴근 후에는 취미로 탁구를 치고 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동아리 활동으로 시작한 취미다. 그는 경희대 재학 시절 탁구대회 준우승을 했을 정도로 열심히 운동했다. 지금도 코치들이 ‘원장님 공은 어디로 튈지 예측하지 못하겠다’며 실력을 인정할 정도다.
서 원장은 “아무리 명약을 먹고 명의가 치료해도 살을 빼려는 의지가 없으면 치료에 진전이 없다”며 “왜 체중을 감량하려는지 의지를 다지되 강박감을 갖지 말고 생활 방식을 바꾸다보면 어느새 바지 사이즈가 헐렁해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