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담배, 금연보조제 권고되지 않아 … 6개월 이상 피지 않으면 성공, 관리는 계속 해야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지난 1일 담배값이 인상되면서 금연을 시작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휴연(休煙)은 있어도 금연(禁煙)은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담배는 끊기 힘들다. 호기롭게 시작한 금연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나 흡연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남자 흡연자 2명 중 1명은 1년간 금연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 남성의 흡연율은 42.1%며 30~40대 남성 절반이 흡연자다. 금연이 힘든 이유는 니코틴 중독 때문이다. 니코틴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흥분시키고 주의력·수행 능력 향상에 영향을 준다. 이런 효과는 니코틴에 대한 대뇌의 활동이기보다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금단 증상이 해소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다. 흡연으로 스트레스 해소 등 긍정적 보상을 받게 되면 이에 대한 갈망이 강해지며 금연 후 몇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금연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니코틴패치, 니코틴껌, 사탕, 부프로피온 서방정, 바레니클린(챔픽스) 성분 경구약물 등 금연보조제다. 니코틴 패치는 뇌에 니코틴을 서서히 전달해 금단 증상을 줄여 준다. 경구약물인 바레니클린은 니코틴 수용체에 니코틴 대신 결합해 작용약과 길항제 두 가지 효과를 보인다. 두통, 구역질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 정신질환자, 임산부, 심혈관질환자 등은 사용 전 의료진 상담을 받아야 한다.
전자담배는 발암물질인 타르는 없지만 니코틴을 비롯한 유해물질이 담배 못지 않아 인체에 해롭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초기 흡연도구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등 전자담배가 흡연 전단계로 이용되기도 해 금연보조제나 흡연대체요법으로 권고되지 않는다.
흡연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니코틴중독에 의한 만성질환으로 의지만으로 담배를 끊기 어렵다. 금연은 새해나 생일 등 특별한 날을 정해 실행하고 친구나 동반자가 있으면 도움이 된다. 가족들이나 주변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금연을 알리는 게 좋다. 담배는 술이나 커피 등 일상 습관과 연관돼 있어 초기 한 달 동안은 술자리를 삼가고 커피 대신 녹차, 생수 등으로 변경해야 한다. 식사 후에 바로 양치질하고 15~20분 산책으로 생각을 전환해 준다. 하루 8~10컵 정도 수분을 섭취하고 자주 샤워하면 니코틴의 배출을 도와 금단현상을 줄일 수 있다. 담배 구매 비용을 계산해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도 좋다.
금연 후에는 체내 니코틴 감소로 체중 증가가 올 수 있어 운동과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격렬한 운동이 금연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크로스핏 등 격렬한 운동을 선택하는 게 도움 된다. 흡연자는 비타민C의 소비량이 많으므로 채소와 과일 섭취를 늘리는 게 좋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하루 10개 이상의 담배를 피웠거나 니코틴 의존도가 심하면 의료진과 상담으로 약물치료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6개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금연 성공으로 보는데 흡연에 대한 갈망은 몇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아 마음을 다잡고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