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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밑이 빠진다?’ … 출산·노화 등에 약해진 골반에 ‘골반장기탈출증’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11-27 17:58:47
  • 수정 2014-12-01 1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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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반 인대·근막·근육 손상에 골반조직 늘어지며 기능 약화 … ‘골반재건술’로 개선 가능

골반장기탈출증은 자궁·질·방광·직장 등을 지지하는 골반 바닥 부위의 근육이 약화돼 장기가 아래로 쏠려 돌출돼 나오는 질환이다.

쌍둥이를 출산한 뒤 돌잔치까지 무사히 마친 초보 엄마 송 모씨(34)는 최근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평소 집안일을 하려 쪼그려 앉거나, 산후 몸매관리를 위해 걷기운동을 할 때 왠지 아래쪽이 묵직한 느낌이 들면서부터다. ‘돌잔치 준비를 무리하게 했나’하는 생각에 ‘별 일 아니겠지’ 하고 가볍게 넘겼지만 통증은 조금씩 심해지고 있다. 성기 쪽에 덩어리같은 게 느껴지면서 남편과 성관계를 갖는 것도 피하고 있다. 아무래도 산부인과 예약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자궁·질·방광·직장 등을 지지하는 골반 바닥 부위의 근육이 약화돼 장기가 아래로 쏠려 돌출돼 나오는 질환이다. 분만 후 골반 구조물을 지지하는 골반 인대·근막·근육이 손상되면서 골반조직이 늘어지며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자연분만으로 출산했거나, 연령이 높을수록 발병률이 높다. 미국의 경우 성인 여성 9명 중 1명꼴은 골반저기능이상으로 수술받고 있으며, 재수술 비율도 13%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방장훈 호산여성병원장은 “이 증상에 노출되면 질·자궁·방광 등 골반에 위치한 장기들이 약간 내려오거나 외음부로 돌출된다”며 “뒤에서 무언가 잡아끄는 느낌이 들거나, 질의 충만감·불쾌감이 느껴지거나, 질 밖으로 무언가 삐져나와있다면 이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실금, 변실금, 치질, 변비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무조건 출산을 겪는다고 해서 이 증세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자연분만을 했거나 △분만시 골반근육 손상이 심했거나 △분만시 아기 머리가 오랫동안 눌려 출산 진행이 어려웠거나 △아이가 지나치게 큰 경우 위험인자로 작용하기 쉽다.
유전적으로 골반저근의 콜라겐섬유가 약한 것도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나이가 든 중년 이후 여성 중 △쭈그리고 앉아 일하는 습관이 배었거나 △만성기침에 노출됐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거나 △변비가 심한 사람도 고위험군이다.

방 병원장은 “골반장기탈출증의 호발 연령대는 폐경기 이후”라며 “다산이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쳤고, 마른 환자보다는 비만 환자에게 발생 빈도가 높아 이는 비만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밑이 빠지는 듯한 미묘한 통증과 묵직한 느낌으로 시작된다. 통증은 아침보다 저녁에 심하고, 오래 서 있거나 걸었다면 더 심해진다. 증상이 악화되면 질쪽으로 만져지는 묵직한 덩어리가 생기는데, 처음엔 오래 서 있을 때만 나오다가 심한 경우 평상시에도 항상 빠져 나와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방장훈 병원장은 “골반이 약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흔히 ‘케겔운동’으로 불리는 골반근육 강화운동을 시행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며 “항문거근과 요도괄약근에 힘을 줬다 뺐다 하는 동작으로 골반근육을 강화시켜 출산 전후 발생할수 있는 요실금, 골반장기탈출증을 예방하고 질근육 수축에 도움이 돼 성기능을 개선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미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 사람은 케겔운동만으론 한계가 있다. 부끄럽다는 이유 등으로 혼자 해결하려다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어 최대한 빨리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 보통 ‘골반재건술’로 문제를 개선한다.

자궁이 아래로 내려온 ‘자궁탈출증’, 방광쪽 질이 늘어져 모양이나 배뇨에 문제가 생긴 ‘방광류’가 나타나거나, 장쪽 질이 능러져 모양이 변하고 배변이 어려워지는 ‘직장류’로 고생하거나, 출산 직후 분만 손상에 의해 골반통증이 심한 여성 모두 골반재건술의 대상이 된다.

방 병원장은 “과거엔 환자에게 자궁절제술을 보편적으로 시행했지만, 최근 골반장기탈충증의 병인론이 알려지면서 자궁을 보존하는 수술 위주로 진행된다”며 “질식 질주위교정술, 전징벽봉합술, 복식천골고정술 등으로 이뤄지며, 이들 치료는 해부학적으로 손상된 골반장기를 원상복귀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또 상황에 따라 수술법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방광이 탈출한 경우 ‘앞쪽 질벽성형술’을, 직장이 빠져나온 경우엔 ‘뒤쪽 질벽성형술’을 시행한다. 최근엔 특수하게 디자인된 테이프인 ‘메시’(mesh)를 활용한 수술이 선호되는 추세다.

비수술적치료법의 경우 ‘페서리’가 대표적이다. 직경이 7~10㎝인 도너츠 모양의 실리콘 기구인 페서리를 질내에 삽입해 치료한다. 다만 이물감이 심하고, 자주 소독을 해줘야 하는 등 불편한 게 단점이다. 나이가 많거나,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내과적 질환으로 마취가 어려운 사람에게 유용하게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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