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소 저체중아를 출산한 가족이 육아교실에 적극 참여하면 산후 우울증이 감소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민희 건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 1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제27차 대한주산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극소 저체중 출생아 추적관찰에서 가족지원에 대한 연구-도담도담 육아 교실 중심’에 대한 논문으로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김 교수는 2011년 이후 출생한 교정연령 6개월 미만, 출산체중 1500g 미만의 극소 저체중 출생아와 부모를 대상으로 2012년 11월부터 1년간 한 달에 한 번씩 육아교실을 진행했다. 교정연령은 실제 태어난 날이 아닌 출산예정일을 기준으로 연령을 센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예정일보다 12주(3개월) 빨리 태어난 생후 6개월 된 미숙아의 교정연령은 3개월이다.
연구팀은 미숙아에 맞춰 자체 제작한 육아교육 책자를 통해 부모에게 수유와 조제분유 먹이기, 이유식을 시작하는 시기와 체온조절, 예방접종, 교정 연령별 소아발달 검사표 등 정보를 제공했다. 의사, 아동전문 간호사, 육아 지도자, 임상심리사, 재활치료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등 각 분야 전문가 강연도 마련했다.
또 음악치료사의 반주에 맞춰 율동을 하며 노래를 부르거나,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그림책을 보는 등 놀이활동을 진행했다. 미숙아 가족의 경험담과 고민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시간도 가졌다. 아이별·가족별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각 가정을 방문해 아이의 행동 및 합병증에 대해 설명하는 가정별 맞춤프로그램도 진행했다.
1년간 육아교실에 1번 이상 참석한 영아는 51명으로 최고령아는 2011년 11월 출생으로 교정 10개월 차에 참석했다. 평균 출생 체중은 1060g으로 최저 590g, 최고 1600g이었다. 재태기간은 평균 27주 2일로 최저 24주, 최고 36주였다. 영아 성별은 남아 18명, 여야 23명이었다. 모친의 평균 나이는 33.4세였으며 최고 43세, 최저 28세였다.
육아교실에 참여한 부모는 산후 우울지수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육아교실에 참여한 22명(비교군)과 참여하지 않은 16명(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비교군이 대조군보다 우울지수가 낮았다. 또 5회 이상 참여한 사람은 4회 미만 참가자보다 우울 지수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미숙아는 일반 신생아와 발달 경과가 다르지만 주변에 경험한 사람이 없고 육아서적도 참고가 되지 않으며 근처 의료기관에서 상담받기 어렵다”며 “육아교실은 저체중 출생아의 특성, 시기별 발달, 합병증 치료 등에 대해 가족에게 알려줌으로써 부모의 불안감을 줄이고 문제 발생시 조기진단 및 치료를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미숙아(재태기간 37주 미만) 출생률은 5.9%로 2010년 기준 2만7823명을 기록했다. 출생체중 2500g 미만의 저체중 출생아는 2만3537명(5%), 1500g 미만의 극소 저체중 출생아는 2817명(0.6%)이었다.
국내 57개 신생아 중환자실의 통계에 따르면 1000g 미만의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는 910명 중 649명(71.3%), 극소 저체중 출생아는 2587명 중 2217명(85.7%)이 생존했다. 이들은 정상 체중 출생아보다 뇌성마비, 지능저하, 시·청각 이상, 학습장애, 경계지능,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행동장애 등의 위험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