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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탈모 진단·치료, “피부과로 오세요”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10-13 16:07:29
  • 수정 2014-10-13 18: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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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피관리센터, 의료기관 아닌 ‘미용업소’ … 온라인 정보 의존하다간 ‘돈 잃고 머리카락 잃는다’

탈모가 나타났을 때 치료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비의학적 치료에 의지하다간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증상이 악화돼 삶의 질 저하 및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5년간 탈모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남성 탈모의 연평균 증가율은 4.8%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남성형 탈모(안드로겐 탈모)로 진료받은 환자수는 5년간 약 77%, 이로 인한 진료비는 약 131% 증가해 원형탈모·비흉터성 모발 손실·흉터성 탈모증의 증가율보다 높았다.

임이석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은 “남성형 탈모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나, 어디로 가야 치료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환자가 많다”며 “흔히 볼 수 있는 남성형 탈모는 피부과에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질환인 만큼 올바른 치료지침을 알리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남성형 탈모는 보통 ‘대머리’로 불리며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에 의해 사춘기 이후부터 발생한다. 모발선이 M자 형태로 후퇴하거나 정수리 쪽의 모발이 가늘어진다. 이는 급격히 일어나는 게 아니고 여러 단계를 거쳐 서서히 진행된다. 의심될 때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면 호전될 수 있다.

임이석 회장은 “최근 탈모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이용해 일부 두피관리센터 등 비의학적 탈모치료기관 및 관리제품들이 허위·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치료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비의학적 치료에 의지하다간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증상이 악화돼 삶의 질 저하 및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피관리센터는 의료기관으로 허가받지 않은 ‘미용업소’다. 하지만 일부 센터의 두피관리사들은 ‘두피치료사’·‘탈모치료사’ 등의 명칭을 사용하며, 의사처럼 유사한 흰 가운을 착용하는 등 환자가 의료기관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상황이 잦다.

최근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게 ‘탈모샴푸’다. 하지만 샴푸는 모발 건강에 도움을 주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 근본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탈모제품 관련 가이드라인에서는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일반 샴푸 광고에 ‘탈모 방지’ 등을 표기할 수 없다. 의약외품에도 ‘탈모방지 및 양모효과’가 아닌 탈모치료 효과를 표기할 수 없다. 

남성형 탈모 초기에는 약물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현재 국내서 탈모치료제로 사용하는 약물로는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 등 2종의 먹는 약과 ‘미녹시딜’(minoxidil) 성분의 바르는 약이 대표적이다. 중기 이후라면 ‘자가모발이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여러 종류의 남성호르몬 가운데 테스토스테론은 모낭의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남성형 탈모의 주원인인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로 전환된다. 탈모 부위에 5알파-환원효소가 많은 경우 DHT로 전환이 쉽게 일어나 탈모가 나타난다.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환원효소 제 1·2형을 모두 억제해 탈모에 효과적이다. 특히 정수리 및 앞머리 탈모 모두에서 효과를 보였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시간에 관계없이 하루에 1알(0.5㎎)씩 복용하면 된다.

피나스테리드는 5알파-환원효소 중 제2형을 억제, 탈모에 효과를 보인다. 역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며 하루에 1알(1㎎) 복용이 원칙이다.

미녹시딜은 강력한 혈관확장작용으로 고혈압치료제로 등장했다. 그러던 중 이를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다모증이 발생한 게 관찰되면서 국소 도포제(바르는 약)로 개발됐다. 모발 성장기간을 연장시키고 모발을 굵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만 새로운 털집을 만들거나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지는 못한다. 하루에 2회, 모발과 두피를 건조시킨 후 도포해야 효과적이며, 트레티노인(Tretinoin) 등 비타민A 계열 용액과 병용하면 효과가 증가된다.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탈모가 악화된 경우 모발이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 남성형 탈모는 증상이 악화되더라도 후두부 모발은 잘 유지되는 게 특징이다. 모발이식은 뒷머리의 모발을 이용해 탈모된 부위에 재배치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1~3회 정도 시술할 수 있고, 환자의 나이와 탈모 속도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다만 수술 후에도 기존 모발을 유지하려면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임이석 회장은 “이같은 약물요법, 수술요법 등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탈모를 개선하려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며 “약물을 선택할 때 온라인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판단하는 경우가 적잖은데 이런 경우 환자의 상태에 적합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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