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타구니 주변 통증 있고 양반다리 어려우면 질환 의심해야 … 증상 심할 땐 인공관절치환술
오른쪽 고관절에 인공관절을 삽입한 모습
이모 씨(43)는 1년 전부터 사타구니, 엉덩이, 허리 등에 통증이 느껴져 물리치료를 받았다.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심해지고 양반다리를 하기 어려워져 병원을 찾은 결과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를 진단받았다.
대퇴골두는 대퇴골(허벅지뼈) 윗부분에 공처럼 생긴 부위다. 이 부위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뼈 세포가 죽는 것을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라고 한다. 최근 가수 김경호, 배우 박시연 등이 앓고 있다고 고백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정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과다복용, 외상에 의한 골절 및 탈구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30~50대 연령대에서 발생률이 높으며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의 경우 사회활동이 많고 음주 빈도가 높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박범용 안양윌스기념병원장은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를 허리디스크로 오인해 물리치료만 받다가 괴사가 한참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며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이 파괴될 수 있어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타구니 부근에 통증이 있고 양반다리가 어려운 경우 고관절질환이 의심되므로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지는 않지만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골 괴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에 따라 치료 방향을 다르게 결정할 수 있다. 질환 초기엔 전자기장치료와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증상이 악화돼 통증이 심할 경우 인공고관절치환술이 효과적이다.
기존 치환술은 근육과 힘줄을 절개해 고관절이 탈구되는 부작용 위험이 높았다. 최근 고관절수술은 근육과 힘줄을 절개하지 않고 밀어 젖혀 공간을 확보한 뒤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회복과 재활 속도가 빨라 환자만족도가 높다. 그러나 고관절 근처의 힘줄과 외회전근을 절개하지 않는 방법은 난이도가 상당히 높으므로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받는 게 좋다.
인공관절치환물이 제대로 자리잡고 수술 부위의 연부조직이 아무는 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수술 직후부터 6주까지는 보조기를 착용하고 가급적 다리를 벌려 놓는 게 바람직하다. 쪼그려 앉기, 재래식 변기 사용 등을 삼가고 옆으로 누울 땐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워 다리가 모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 원장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한 가수는 인공관절을 삽입한 뒤 ’댄싱위드 더 스타 시즌3‘에 출연해 화려한 댄스실력으을 선보였다”며 “이처럼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치료 및 수술 뒤 관리만 잘하면 춤을 출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