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원 서울대 교수, 나트륨은 적정량의 2배 넘고 칼슘은 70%만 충족 … 실질적 개선책 필요
오승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가공식품을 고를 때 영양표시를 읽는 여부가 실제 식습관과 관련성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승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2008~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통해 영양표시 이용과 실제 영양소 섭취의 관련성에 대한 분석결과를 ‘가정의학회지’에 게재했다고 18일 밝혔다.
영양표시를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 사이에 나트륨 섭취량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칼슘의 경우 영양표시를 읽는 남성의 섭취량이 다소 높았지만 여성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이밖에 비타민A, 비타민C, 레티놀, 카로틴, 섬유질 등의 영양소도 섭취량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영양표시는 식품의 1회 제공량에 들어있는 영양소의 함량과 영양 섭취 기준에 대한 비율로 구성된다.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 유익한 영양소는 많이 섭취하고 과잉 섭취가 문제되는 영양소는 적게 섭취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연구결과는 달랐다.
나트륨 과잉과 칼슘 부족은 한국인의 식습관의 주요 문제로 지적된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는 4.9g으로 권장 기준인 2g의 2배 이상이었고 칼슘의 경우 약 700㎎ 섭취를 권장하지만 실제 섭취량은 약 70%(490㎎)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짜게 먹는 게 몸에 좋지 않고 칼슘을 많이 먹는 것은 몸에 좋다는 사실을 알지만 평소 이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영양표시를 챙겨 읽는 사람들은 교육 및 소득수준이 높았지만 실제 섭취량은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오승원 교수는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으로 한국인에게 취약한 영양소 섭취를 개선시키기 어려워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며 “영양표시제도를 국민건강 향상에 실질적 영향을 주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