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엔 약물·주사·물리 치료, 체외충격파 … 근육감소 등 증세 심하면 ‘척골신경관감압술’ 필요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어릴 때 팔꿈치뼈가 성장판이 손상돼 내반변형이 나타났거나, 관절염이 생겼거나, 팔꿈치를 굽힌 채로 오랜 동안 사무를 보는 경우에 발생하기 쉽다.
4개월 전부터 유모 씨(53)는 젓가락질이 힘들 정도로 손에 힘이 없고 손가락도 제대로 펴지지 않았다. 처음 손 저림 증상이 생겼을 때 한의원에서 침도 맞고, 목과 팔꿈치에 신경주사를 맞았지만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아질 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끼손가락에 마비가 오고 손가락 근육에도 이상이 생겨 덜컥 겁이나 병원을 방문했다.
손가락 저림 및 마비 증상으로 감별할 수 있는 질환은 크게 4가지다. 목디스크, 말초신경병질환, 손목터널증후군, 팔꿈치터널증후군 등이다. 특정 손가락의 기능이 확연하게 떨어지면 손목터널증후군와 팔꿈치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두 질환은 통증을 느끼는 손가락 위치가 다르다. 전자는 엄지·검지·중지에 주로 증상이 있고, 후자는 새끼손가락·약지에 통증을 느낀다. 둘 다 심한 경우에는 손가락의 힘이 떨어져 잘 펴지지 않기도 한다.
팔꿈치에는 힘줄과 신경이 지나가는 터널이 있는데, 척골신경도 지나간다. 여러 원인으로 이 터널이 좁아져 척골신경을 압박하면 통증이 나타난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어릴 때 팔꿈치뼈가 성장판이 손상돼 내반변형이 나타났거나, 관절염이 생겼거나, 팔꿈치를 굽힌 채로 오랜 동안 사무를 보는 경우에 발생하기 쉽다.
유 씨의 경우, X-레이를 통해 팔꿈치를 확인한 결과 관절염 소견이 나타났다. 또 근전도검사(근육에 침을 찔러 전기의 흐름을 측정)에서 근육으로 가는 신경의 전도속도가 떨어진 것이 확인됐다. 손가락 저림 및 마비 증상은 관절염 외에도 물혹, 혈관종, 두꺼워진 인대와 근막에 의한 척골신경 압박 등으로 생길 수 있다.
초기치료로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이 있다. 환자 대부분은 이 단계에서 회복된다. 신경주사를 맞고 팔꿈치에 반(半)깁스를 한 상태에서 생활하는 등 보존치료만으로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다.
손가락마비, 근육감소 등이 나타날 경우에는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주로 행해지는 ‘척골신경관감압술’은 자기공명영상(MRI)나 초음파를 통해 증상을 확인한 뒤 팔꿈치 안쪽의 피부를 5㎝ 미만으로 절개해 척골신경을 압박하는 구조물을 풀어주거나 직접 압박하는 병변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양성철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척골신경은 ‘음악가 신경’이라 불릴 정도로 손의 섬세한 동작을 담당하고 있어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며 “수술 중에도 척골신경을 부드럽게 다뤄야하므로 수부 전문가나 신경에 대한 치료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받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수술이 끝나고 완전히 회복하려면 6개월~1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회복기간이 길다고 해서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