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만큼은 자신있었던 주부 이순영 씨(46)는 노안으로 인한 안구통증과 두통으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주변 친구들은 아직 노안이 안 왔거나 노안이 왔어도 가까운 글씨만 좀 안 보인다는데 자신은 왜 이렇게 증상이 심한 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젊은 시절 시력검사를 하면 항상 2.0이 나올 정도로 시력이 좋았지만 노안이 오니 다른 친구들보다 불편이 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노안이 오면 근거리에 있는 사물이나 글씨가 잘 안 보여 업무에 지장을 받고 불편함이 커진다. 또 억지로 초점을 맞추다 보면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40대 중반 이후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증상 및 불편함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노안의 특징은 평소 시력이 유독 좋았던 사람이 더 큰 불편을 느낀다는 점이다.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박영순 대표원장)가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노안수술을 받은 환자 300명의 노안 유형을 조사·분석한 결과 원시성 노안이 45.33%(136명)로 가장 많았으며 근시성 노안이 33.33%(100명), 정시성 노안이 21.33%(64명)로 뒤를 이었다. 불편함으로 노안수술을 받은 환자의 3분의 2(66.66%)는 젊었을 때 시력이 좋은 경우가 많았다.
연령별로는 사회생활이 활발한 40대가 46.3%(138명)로 가장 많았으며 50대 36%(107명), 60대 12%(36명), 70대 5%(15명), 30대 1%(4명)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환자가 62%(186명)로 남성의 38%(114명)보다 1.6배 더 많았다. 전체 환자의 70%(210명)가 한쪽 눈이 아닌 양안수술을 선호했다.
원시인 사람은 가까운 거리보다 먼 거리에 있는 사물이 잘 보인다. 물체가 멀리 있을 수록 상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히고, 가까우면 망막보다 뒤에 맺히기 때문이다.
반면 근시는 물체가 가까울수록 상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히므로 먼 거리보다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인다.
눈 속 수정체는 가까운 곳을 볼 때 두꺼워지고, 먼 곳을 볼 땐 얇아지면서 초점을 조절한다. 원시는 가까운 거리의 물체나 글씨를 볼 때 근시나 정시보다 수정체의 조절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 상이 망막 뒤에 맺혀 이를 앞으로 끌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원시에 노안이 오면 수정체의 조절력이 떨어지면서 초첨을 맞추는 과정이 힘들어지므로 근시나 정시인 사람보다 불편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노안을 느끼는 시기도 빨라지게 된다.
또 노안용 돋보기를 처방할 때 원시 교정량까지 더해지면 도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도수가 높아질수록 불편하고 눈이 쉽게 피로해지며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한다.
박 소장은 “원시성 노안환자는 근거리 초점을 억지로 맞추다가 두통이나 눈 통증을 호소하고, 심한 경우 구토 증세까지 보이게 된다”며 “눈 앞이 침침해지거나 뿌옇게 보여 생업에 지장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렌즈노안수술은 조절력이 떨어지고 혼탁한 수정체를 새것으로 교체해 반영구적으로 노안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한다. 과거 근시성 노안에만 적용했던 레이저 노안라식과 달리 원시 및 정시성 노안이거나 각막이 얇은 환자도 받을 수 있다.
특수렌즈는 첨단 광학기술을 적용해 설계, 원거리, 근거리에 상관없이 빛을 망막에 정확하게 전달한다. 노안교정은 물론 시력을 0.8~1.0로 개선할 수 있는 이유다. 인체 성질과 적합한 아크리소프 재질로 제조됐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공동체마크(CE마크) 인증을 받아 안전성을 확보했다.
백내장 치료도 가능하다. 혼탁해진 수정체를 교체하는 방식이 백내장수술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망막출혈이 심하거나, 중증 황반변성이 있거나, 시신경위축이 있는 환자는 수술이 불가능하므로 사전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박 소장은 “환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떤지, 원시성 노안인지 등을 정확히 판단해 특수렌즈 도수를 결정해야 한다”며 “수술 후 야간 빛번짐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