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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활발한 어머니회 회장 주눅들게 만든 ‘요실금’, 슬링수술 고려해볼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7-24 12:44:59
  • 수정 2014-07-26 16: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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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역동학검사 후 중증도 이상 복압성·혼성 요실금 판정시 ‘합성물질 슬링수술’ 보험 적용

재채기를 할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은 슬링수술로 95% 이상 교정될 수 있으며,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수술이 비교적 간단해 증상이 바로 개선된다.

주부 이 모씨(36)는 활발한 성격, 자칫 지나쳐 보일 수 있는 오지랖으로 딸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1학년 어머니회 회장을 맡고 있지만 최근 이를 그만둬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몸매관리를 위해 해오던 조깅 도중 갑자기 소변이 새어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겨 팬티라이너만 챙겨다녔다.

하지만 어머니회 모임을 하던 중 웃음보와 함께 소변까지 터졌다. 게다가 밝은색 청바지를 입고 있어 누가 봐도 티가 확 나는 상황이었다. 민망스러움에 다른 엄마들은 ‘자기도 요실금으로 곤란했던 적이 있다’고 위로해줬지만 이 나이에 사람들앞에서 실례를 하다니, 자존심 센 이 씨로서는 견딜 수가 없었다. 몇주째 부회장에게 일을 맡기고 이런 저런 핑계로 얼굴도 비추지 않고 있다. 그러다 미뤄왔던 요실금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최근 20대 이상 여성 525명을 대상으로 여성의 ‘방광질환 치료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한 결과, 대부분 방광질환을 경험했으나 특별한 대처 없이 증상이 호전되길 기다리는 등 치료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설문에 응답한 여성 2명 중 1명(55%)이 하나 이상의 방광질환을 가졌지만, 이들 가운데 42%는 질환을 방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방광질환 및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요실금은 여성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수치심 때문에 자신의 증상을 혼자만 간직하길 바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 2012년 요실금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2만8724명, 이 중 여성이 12만659명으로 나타났다.

방장훈 호산여성병원장은 “여성은 요도 길이가 3~5㎝로 남성(25~30㎝)의 5분의 1에도 못미칠 정도로 짧아 신체구조상 남성보다 요실금이 나타나기 쉬운 구조”라며 “특히 임신 및 출산을 겪으면서 요도와 방광을 받쳐주는 근육이 손상돼 20~30대에도 나타나는 경우가 적잖다”고 말했다.

이밖에 복부비만으로 인한 복압, 다이어트 목적의 격한 운동, 잦은 성관계, 스트레스, 커피·탄산음료 등 자극적인 음료수, 담배 등이 요실금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활동량이 적은 여성은 다른 부위는 말라도 배만 볼록 나오기 쉽다. 방 병원장은 “복부비만은 복압을 높여 요실금을 유발·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지방세포가 근육 사이에 위치해 근육강도를 약화시키는 게 문제가 되는 만큼 적정 체중를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요실금은 증상에 따라 복압성, 절박성, 일류성 등으로 나뉜다. 두가지 종류의 성격이 섞인 것은 복합성 요실금이라고 한다.

복압성은 방광과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근육과 요도괄약근이 약해져 생기는 것으로 전체 요실금 환자의 80%가 해당된다. 줄넘기·조깅을 하거나, 하품·기침을 하거나, 계단을 내려가는 등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주로 발생한다.

절박성은 갑자기 소변을 참기 어려워 화장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실수하는 증상이다. 과민성방광·뇌졸중·다발성경화증·알츠하이머병·신장결석·당뇨병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됐을 때 유발되기 쉽다.

일류성은 방광에 가득 찬 소변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요도를 통해 나오는 것으로 전체 요실금 환자의 5% 정도가 해당된다. 전립선비대증, 척수손상, 말초신경질환, 다발성경화증, 당뇨병 등 질환이 있을 때 나타난다. 요도를 조이는 약물을 복용해도 같은 증상이 반복될 수 있다.
 
요실금은 정도에 따라 경증·중등증·중증으로 분류되며 상대적으로 증상이 미약한 경증이나 중등증일 때에는 약물요법을 활용한다. 하지만 약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중증이라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특히 여성 환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복압성 요실금’은 약물에 대한 반응이 약해 수술치료가 효과적이다. 반면 절박성은 약물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통 교감신경작용제를 이용하며, 골반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방광근육 수축력을 높이는 약물을 병용한다.

요실금수술은 과거엔 하복부절개·질벽절개·복강경 등으로 흔히 이뤄졌다. 따라서 절개과정이 두렵고 부담스러워 이를 피하는 사람이 많았다.

최근 기존 수술의 단점을 보완해 출혈정도·통증을 경감한 슬링수술(테이핑수술)이 선호되는 추세다.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자가 복직근막을 떼어내 요도를 받치고 이 근막을 실로 연결, 배꼽 밑으로 묶어 요실금 증상을 개선한다.

슬링수술은 크게 전질벽이나 근막을 활용하거나, 합성물질(고어텍스 등)을 이용한 수술법이 주를 이룬다. 이 가운데 합성물질 슬링수술은 테이프를 활용해 중부 요도를 지지한다. 기존 근위부 요도를 고정하던 방법에 비해 시술이 쉽고 간편하며, 성공률도 우수해 주로 활용되고 있다.
합성물질 슬링수술은 사용하는 기구와 방법에 따라 △요도 중간 부위에서 배쪽으로 걸어주는 무긴장성 테이프요법(tension-free vaginal tape, TVT) △바늘을 배쪽에서 질쪽으로 진입시켜 테이프를 요도에 걸어주는 SPARC △테이프를 질을 통해 요도 바로 밑에 붙여두는 경폐쇄공 테이프(tans obturator tape, TOT) 등으로 나뉜다.
환자의 증상 정도와 유형에 따라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하게 되는데 대체로 유사한 성공률을 보인다.

방장훈 병원장은 “재채기를 할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은 슬링수술로 95% 이상 교정될 수 있다”며 “전신마취가 필요 없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바로 증상이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직후 환자를 침대에 앉혀 기침을 시키는데, 이전과 달리 소변이 새는 증상이 개선된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수술과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룬다해도 일단 검사는 받아보는 게 좋다. 2011년 12월부터 건강보험 적용기준이 변경돼 요역동학검사 후 중증도 이상으로 판정되면 수술비 일부를 건강보험이 지원된다. 우선 요실금 종류가 복압성 또는 혼합성이어야 하며, 수술 전 시행하는 요역동학검사에서 요누출 여부가 확인돼야 하고, 인조테이프를 활용하는 합성물질 슬링수술을 받아야 한다.

다만 요실금 증상이 있더라도 운동치료로 개선될 여지가 있거나, 수술치료에 대한 비용-효과성이 떨어지며, 치료보다 예방적 목적이 큰 경증환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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