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가 ‘제8회 골드리본캠페인’의 하나로 여성의 방광질환 치료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현우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이 13개 대학병원 내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20대 이상 여성 5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조사 대상 여성은 대부분 방광질환을 경험했으나 특별한 대처 없이 증상이 호전되길 기다리는 등 치료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답한 여성 55%가 하나 이상의 방광질환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 꼴인 셈이다. 주로 경험한 증상으로는 소변이 급박하게 마려운 ‘빈뇨’, 소변이 마려워 2회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가 각각 2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소변을 본 뒤에도 잔뇨감이 남아 있다는 응답이 18%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을 겪으면서도 환자의 42%는 질환을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 ‘자신의 증상이 병원 방문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42%를 차지해, 방광질환 및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상이 나타난 후 얼마만에 병원을 방문했는지 물었을 때 ‘1개월 이상 방치한 후’라는 응답이 37%를 차지했다. 병원방문 회수의 경우 ‘1회에 그친다’고 답한 환자가 46%, 치료 기간이 1개월 미만인 환자는 72%에 달해 병원 치료가 일회성에 그치거나 자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치료를 중단한 이유는 대부분의 환자가(56%) ‘질환이 완치돼서’라고 응답했지만, 막상 치료 후 2명 중 1명은 증상이 재발했다. 즉 증상이 일시적으로 개선된 것일 뿐 추가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배재현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요실금 환자 중 야간뇨와 과민성방광을 둘다 가진 환자가 51%로 나타나는 등 방광질환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또 다른 방광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재발과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상이 나타난 뒤 3개월 이내에 병원을 방문한 환자 중 증상이 재발하지 않았다고 답한 환자가 41%였지만, 3개월 이상 경과한 뒤 병원을 찾은 환자는 재발하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가 10%에 그쳐 치료효과의 큰 차이를 보였다. 초기에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김준철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회장(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고령 인구가 늘고, 생활습관이 변하면서 방광질환을 겪는 여성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비뇨기과 방문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높아 치료받는 환자의 비율은 현저히 낮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광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