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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행사장서 절룩이던 북한 김정은 … ‘통풍’ 가능성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7-20 12:42:12
  • 수정 2014-07-24 15: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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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도비만·흡연·음주 3박자, 요산수치 높이기 쉬워 … 국내서도 20~30대 남성 통풍환자 급증세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 8일 다리를 저는 모습으로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사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단상 가운데 자리에 앉으려 걸어들어오는 김정은의 모습을 방영했는데, 오른쪽 다리를 약간 절뚝이며 20~30보 가량 이동했다.

일각에선 어린 지도자 김정은의 무리한 ‘할아버지 따라잡기’가 병을 불렀다는 건강이상설을 제기하고 있다. 김정은은 2010년 9월 후계자로 추대된 후 체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김일성과 유사한 체형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과식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이런 증상은 김정은이 살을 찌우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는 설에도 힘을 싣는다.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식욕이 늘면서 갑자기 몸무게가 늘고, 신진대사 질환을 일으킨다.

정부는 ‘속단하긴 이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영상을 그대로 공개한 걸 보면 별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고, 보통 때처럼 구두를 신고 있어 부상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휴양을 겸한 행사에서 단순히 발목을 삐는 등 다쳤을 가능성도 있다”며 “다음 공개행사 때의 모습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부 국내 의료진은 ‘통풍’(痛風, gout) 가능성을 제기한다. 통풍은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질병으로 관절질환 중 혈중 요산농도가 높아져 관절이나 연골 주위에 쌓이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요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purin)이라는 물질이 인체 내에서 대사되고 남은 산물로,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된다. 체내 요산 생산량은 정상이지만 신장이 요산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하거나, 우리 몸이 너무 많은 양의 요산을 만들면 요산 수치가 높아진다. 간혹 약제에 의해 수치가 높아지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약물이 이뇨제다.

송영욱 서울대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은 주로 엄지발가락에 흔히 나타나며 증상이 발현하면 아주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며 “이는 체내 백혈구가 관절 내 혹은 관절 주위에 생성된 요산 결정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심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은 마치 병원을 찾은 통풍환자와 흡사하다. 고도비만, 흡연, 애주가 3박자가 맞아 질환이 유발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김정은은 키 175㎝에 몸무게가 무려 120㎏ 가량 나가는 고도비만이며, 유학시절 패스트푸드 등 서양식사에 길들여져왔고, 청소년 시절부터 흡연했으며, 술을 즐기는 등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통풍을 ‘서구화병’으로 본다. 송 교수는 “통풍은 40~50대 중년남성에서 흔하지만 유전적으로 요산이 잘 배출되지 않는 체질을 가진 사람이 어려서부터 육식 등에 길들여지면  젊은 나이에도 얼마든지 유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서도 20~30대 남성 통풍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7~2011년  조사한 결과 20대 통풍 환자는 7325명에서 1만709명으로 46.2% 증가했고, 30대 통풍 환자는 2만4470명에서 3만5161명으로 43.7% 늘었다.

김정은의 통풍설을 뒷받침하는 요소엔 비만도 포함된다. 고은미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비만한 사람은 일반인보다 요산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이들이 술을 마시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컨디션이 저하되는 등 몸이 피곤하면 혈중 내 요산농도가 더 높아지면서 통풍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러나 굶거나 식사량을 극도로 줄이면 오히려 요산 수치가 더 올라가면서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감행돼야 할 것은 체중조절이며, 만일 비만하지 않다면 음식을 신경써서 섭취하며 비만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송영욱 교수는 “통풍은 약물로 치료하는데, 처음엔 얼음찜질과 항염증치료를 시작하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게 ‘경구소염제’(항염제)”라며 “항염증치료가 조기에 이뤄지면 대부분의 국소성 통풍발작은 효과적으로 치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절한 항염증치료 없이는 관절통이 수주간 지속될 수 있어 통풍이라고 여겨지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통풍 발작이 잘 조절된 후엔 고통스런 증상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혈중 요산농도를 낮추는 근본적인 치료가 시행된다. 고은미 교수는 “이런 경우 요산생성을 억제하거나 요산배출을 촉진하는 약을 사용한다”며 “혈청 요산을 5㎎/㎗ 정도로 유지하면 통풍 발작이 재발되지 않고 통풍에 의한 다양한 합병증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풍이 심하면 만성 신부전, 고지혈증, 동맥경화, 심장질환, 중풍 등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우려가 있다.

이어 “다만 요산수치를 떨어뜨리는 약을 중단하면 대부분의 환자에게 통풍이 재발될 수 있어 약은 거의 평생 동안 복용해야 한다”며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조절할 수 있는‘만성질환’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풍약은 장기간 복용해도 심각한 부작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통풍을 성공적으로 치료하는 데엔 약물보다 중요한 게 ‘식이습관 조절’이다. 일부 환자는 통풍에 걸리면 평생 고기나 등푸른생선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채식만 해야하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통풍 환자도 좋아하는 음식을 일정한 범위 내에서 섭취할 수 있다. 고은미 교수는 “요산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알로퓨리놀 등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지나친 음식조절로 환자 자신이나 가족을 고생시키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융통성을 갖고 식사해도 괜찮다”며 “다만 요산결석이 있다면 내장류, 뇌, 콩팥, 고기국물, 정어리, 멸치, 간, 지라 등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 최소한 10~12컵의 물을 마시는 게 좋은데, 물을 많이 마시면 요산결석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데 도움이 된다.

송영욱 교수는 “통풍을 10년 이상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다면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이런 경우 요산이 관절에만 쌓이는 게 아니라 혈관이나 콩팥에도 쌓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중풍, 심장병, 만성 신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에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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