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에 대한 신(新)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와 면역치료의 병용요법이 항암제 등 기존 암치료법보다 치료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덜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 억제유전자 ‘p53’을 발견한 사토 노리유키 일본 삿포로대 의대 교수는 지난 14일 삿포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8회 국제개별화의료학회’에서 “종양이 발견되면 가장 먼저 면역치료를 해야 한다”며 “면역치료는 항암제치료에서 생기는 부작용이나 약제의 내성이 없고 환자의 면역력에 손상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암환자의 면역세포는 지칠대로 지쳐 항암작용을 하지 못한다”며 “표준 암치료법은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내성이 생겨 결국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수지상세포·면역치료의 경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환자들이 반신반의하지만 연명효과나 치료효과가 더 우수하며, 방사선치료와 병행하면 효과가 뛰어나다”며 “면역치료의 기본원칙은 유전자검사를 통한 개인별 맞춤치료”라고 강조했다.
일본 도쿄에 있는 암치료 전문병원 아베종양내과는 지난해 1~9월 전이·재발암 진단을 받은 환자 39명에게 신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와 복합면역세포 치료를 1사이클(6회)씩 실시한 결과 전체 환자의 74.4%에서 치료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17회 국제개별화의료학회에서 발표한 바 있다.
암세포가 완전 관해된 환자는 2명(5.1%), 부분 관해된 환자 5명(12.8%), 암세포가 정지·안정된 환자 22명(56.4%), 암세포가 진행된 환자는 10명(25.6%)이었다.
아베 히로유키 아베종양내과 이사장은 ‘신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제16회 국제개별화의료학회에서는 전이·재발암 환자 1000명에게 신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를 실시한 결과 70% 이상에서 유효한 치료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아베종양내과는 소량(25㎖)의 혈액만으로 신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를 할 수 있는 최신 의료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베 이사장에 따르면 인체 조직의 8%에 불과한 단구를 분리해 유전자검사, 항원검사, 종양마커검사를 실시한 뒤 개인 맞춤형 암 항원을 추가해 신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를 시행한다. 치료는 2주에 1회씩 림프절에 피하주사를 놓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병원은 원발암과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를 강화하는 ‘WT1펩타이드’, T세포를 지원하고 항암작용을 6~9개월 지속하며 암세포를 기억하는 ‘MUC1펩타이드’, 개인별 특이적 암항원, NY-ES01펩타이드, 서바이빈펩티드, GV1001펩타이드 등을 모두 사용해 치료효과가 높다고 아베 이사장은 설명했다.
GV1001펩타이드의 경우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에서 탁월한 생존효과를 나타냈다는 연구결과가 올해 열린 2014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4)에서 발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물질의 췌장암치료제 품목허가 신청과 전립선암 3상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말초혈순환종양세포(Circulating Tumor Cell·CTC)검사법은 현재 임상단계이지만 암의 예후와 치료효과를 예측하는 데 도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병원은 CTC검사법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유리RNA검사의 정확도를 높여 향후 암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선진바이오택 대표 양동근)은 아베종양내과와 신수지상세포 암백신치료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