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만명 아시아인 대상 10년간 장기추적 연구결과 … 남성 폐암 흡연 원인 60%·여성 16%
아시아인의 흡연과 사망률 간의 연관성을 연구한 유근영(왼쪽부터)·강대희·박수경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이 흡연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사망률이 남성은 44%, 여성은 46%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근영·강대희·박수경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2일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인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7개국 45세 이상 성인 105만명을 2004년부터 10년 이상 장기간 추적관찰한 결과 이 중 12만 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한 비율은 남성은 15.8%, 여성은 3.3%에 달했다. 이를 근거로 전체 아시아인 중 약 200만명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흡연으로 인한 질병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질병은 폐암으로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폐암 환자의 60%, 여성 폐암 환자의 16%가 흡연으로 인해 사망했다. 남성에서는 심혈관질환 사망자의 11.4%, 암 사망자의 30.5%, 호흡기질환 사망자의 19.8%가 흡연과 관련이 있었다. 여성은 각각 3.7%, 4.6%, 1.7% 수준이었다.
유근영 교수는 “2004년 기준으로 아시아에서 45세 이상 성인 약 2백만명이 흡연과 관련된 질환으로 사망해, 흡연은 아시아인에서 사망을 부르는 중대 위험요인이 됐다”며 “금연에 관한 조직적인 관리대책이 실행되지 않는다면 향후 수십년 동안 흡연과 관련된 질병은 계속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흡연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연구는 2005년 출범한 아시아 코호트 컨소시엄(Asia Cohort Consortium)을 통해 100만명 이상의 아시아인을 10년 이상 장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여서 과학적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흡연과 사망률에 관한 구체적인 인과관계가 밝혀진 것은 드문 일이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미국공공과학도서관학술지 의학분야저널’(PLoS Med, 인용지수=15.253)’ 11권 4호에 4월 22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