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열범위 작고 통증 없을 때에는 약물·물리치료나 근력강화 효과적
이우진 강북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소장
서울 회기동에 사는 서모 씨(44)는 틈날 때마다 배드민턴을 즐기는 운동마니아지만 최근 잦은 어깨통증으로 운동을 쉬고 있다.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자 서 씨는 병원을 찾았고, 회전근개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루라도 빨리 운동하고 싶은 마음에 수술을 결심했지만 담당의사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며 약물치료를 권했다.
최근 각종 스포츠나 레저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어깨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졌다. 특히 ‘회전근개증후군’은 어깨통증 원인의 70~80%를 차지할 만큼 발병률이 높다.
회전근개는 어깨관절을 감싸쥐는 형태로 이뤄진 네 개의 근육으로 어깨 바깥쪽에 만져지는 두터운 근육인 삼각근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주로 밤에 어깨통증이 심해지고, 팔을 드는 힘이 약해진다.
증상을 방치할수록 어깨 주변 인대와 관절의 손상 범위가 넓어진다. 심한 경우 옷을 입거나 양치질을 하는 등 사소한 일상생활도 불편함을 겪을 정도로 삶의 질이 떨어진다.
회전근개증후군으로 불리는 회전근개질환은 회전근개충돌증후군, 회전근개건병증, 회전근개파열, 회전근개관절병증 등 넓은 범위의 질환들을 포함한다. 회전근개와 같은 근육이나 힘줄은 일반 X-레이로는 잘 나타나지 않고 임상 양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이 질환은 주로 50세 이상부터 발병률이 급증한다. 보통 노화과정에서 회전근개 힘줄의 탄성과 강도가 약해지는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간혹 외상에 의해 유발될 수 있지만 이 때에도 이미 진행 중인 퇴행성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전근개질환은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인가? 회전근개파열은 어깨통증이 전혀 없는 고령에서도 흔히 발견되며, 파열 범위가 작으면 증상이 악화되지 않고 유지될 때가 많다. 이 때 무리하게 수술에 들어가면 오히려 환자의 고통이 더 커질 수 있으므로 약물치료, 물리치료, 근력강화 등 비수술치료를 실시하는 게 효과적이다.
증상이 심하거나, 파열 범위가 크거나, 치료시기를 놓쳤을 때에는 치료 자체가 어렵고 결과도 좋지 않다. 심한 경우 인공관절수술 등 큰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수술하는 게 바람직하다.
회전근개파열이라고 해서 치료법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파열의 크기와 양상, 환자의 증상, 환자의 신체활동 범위 및 강도, 악화 가능성, 합병증 발생 가능성 등 여러 요인을 세심하게 고려해 환자에게 도움될 수 있는 방향으로 치료해야 한다. 회전근개질환이 의심될 때에는 경험 많은 어깨 전문의에게 정확히 진단받은 후 치료방향을 결정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