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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국가 차원의 문제’로 인식돼야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5-27 14:39:08
  • 수정 2014-06-04 17: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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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지의 차이’ 아닌 질병 … 단순 다이어트로 감량 어려워 ‘위밴드수술’ 등 비만수술 고려해 봐야

고도비만 환자는 운동요법이나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게 쉽지 않아 위밴드수술 등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비만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간한 건강검진통계연보에는 남녀 비만율은 각각 38.1%, 25.9%로 조사됐다. 남성 10명 중 4명이 비만이라는 얘기다. 특히 체질량지수(BMI,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가 30 이상인 고도비만 인구 비율이 1998년 2.3%에서 10년 만인 2008년엔 4.1%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비만은 개인의 외모나 건강 문제 차원을 넘어 국가가 관리하고 퇴치해야 할 대표적인 현대병으로 자리잡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비만으로 인해 낭비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2011년 한해에 약 1조8000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정도의 비용은 SM-3 미사일과 이지스 구축함을 도입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구축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비용이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서는 비만이 국민건강을 해치는 심각한 사회 문제임을 일찍이 인정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비만세를 부과하는 등 비만 예방 및 퇴치를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만세는 비만을 유발하는 제품에 별도로 부과되는 세금이다. 세계 최초로 비만세를 도입한 덴마크는 2011년 10월 비만이 노동 생산성을 떨어트리고 건강보험 재정에 타격을 준다는 이유를 들며 포화지방 1㎏당 16덴마크 크로네(약 3400원)의 비만세를 부과했다. 이후 유럽·미국을 중심으로 탄산음료, 패스트푸드, 술 등 비만을 유발하고 건강을 해치는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이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국내서도 지난해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부담금을 부과하자는 비만세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 예방 및 퇴치를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에 앞서 환자 스스로 비만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고도비만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사망률을 크게 높이는 고위험인자로 적극적인 체중관리가 필수다.

비만은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해소될 수 있지만 고도비만자의 경우 혼자 식사량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수술적 방법이 효과적인 치료수단이 될 때가 적잖다. 인위적으로 음식물 섭취를 제한하도록 돕는 위밴드(랩밴드)수술이 대표적이다. 

위밴드수술은 식도에서 위로 내려가는 부위에 인체에 무해한 의료용 실리콘밴드를 삽입, 음식물 섭취량을 조절하면서 체중을 감량하는 방법이다. 이 수술은 위를 절제하지 않고 복강경으로 진행돼 회복이 빠르다. 환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원래 크기로 되돌리는 등 밴드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권수인 예다인외과 원장은 “고도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고도비만 환자는 운동요법이나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게 쉽지 않아 위밴드수술 등의 도움을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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