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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분만, 단태아보다 어렵다? … 책임분만제로 걱정하지 마세요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5-13 15:29:30
  • 수정 2014-05-15 19: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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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모 금기증 없고 첫째 아이 두정위일 경우 자연분만도 가능

걸그룹 SES 출신의 가수 슈의 쌍둥이 딸들

최근 탤런트 이영애, 걸그룹SES 출신 ‘슈’가 쌍둥이를 자연분만으로 출산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만삭이 가까워진 직장인 이 모씨(24)도 예비 쌍둥이 엄마로 자연분만을 통해 아이를 낳고 싶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이야길 듣고 걱정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주변에서도 산모건강을 생각해 ‘무조건 제왕절개 하라’고 권고하는 편이어서 왠지 자신이 과욕을 부리는 느낌이다.
 
자연분만은 출혈이 적고 자궁유착 등 합병증의 우려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에 엄마와 곧바로 교감할 수 있으며 출산과정에서 산도가 아이의 오감을 자극해 태아와 산모에게 긍정적이다.

제왕절개의 경우 자연분만에 비해 출혈·자궁수축부전·양수색전술, 다음 임신 시에는 전치태반·자궁유착 등의 합병증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금기증만 없다면 자연분만을 시도하는 게 산모의 건강에 유리하다.
 
방장훈 호산여성병원장은 “쌍둥이 자연분만은 생각하는 것만큼 위험하지 않다”며 “여건이 맞는 임산부라면 숙련된 의료진과 출산환경이 갖춰진 병원에서 얼마든지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쌍둥이 임신은 보통 임신보다 산과적 합병증이 나타날 우려가 많아 자연분만을 고집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분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쌍둥이를 임신했다면 임신 12주 전에 정확한 진단으로 쌍둥이가 어떤 상태인지 알아보는 게 우선이다. 일란성·이란성 쌍둥이 여부, 태아 위험요소, 진찰주기, 분만 시기 등을 파악한다.

일란성 쌍둥이라면 태아를 싸고 있는 막에 따라 태아기형 가능성 및 사망 위험도가 달라진다. 태아는 융모막·양막 등 두겹의 막에 둘러싸여 있다. 쌍둥이가 각각 따로 두 겹의 막에 싸여 있으면 문제가 생길 확률이 10~20%로 비교적 낮다. 하지만 쌍둥이가 하나의 융모막 또는 하나의 양막에 싸여 있을 경우 태아성장이 제대로 안 되거나 탯줄이 꼬여 사망할 확률이 높아진다.

방장훈 병원장은 “태아를 싸고 있는 막은 초음파로는 잘 보이지 않아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적잖다”며 “쌍둥이 임산부의 초음파를 많이 본 전문의의 경험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쌍둥이의 정상분만은 첫째의 머리가 아래로 향한 두정위라면 가능하다. 두 태아가 모두 두정위를 이루고 있을 때 가장 위험도가 낮다. 하지만 둘째 태아의 위치는 두정위가 아니어도 정상분만은 가능하나 위험도는 증가한다. 이럴 경우 산모의 산과적 특성, 의사의 결정 등에 따라 분만법을 결정하게 된다.
 
첫째가 분만된 후 둘째의 분만과정은 더욱 신중하게 이뤄진다. 첫째가 출산하면서 둘째 태아의 위치가 변할 경우 탯줄이 먼저 빠져나오는 ‘제대탈출’이 유발될 수 있다. 또 둘째에겐 태반조기박리·태아곤란증 등의 문제도 초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럴 때에는 신속한 대처가 이뤄져야 한다. 상황에 따라 흡입분만, 겸자분만, 태아내회정술, 제왕절개 등이 이뤄질 수 있다. 임산부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첫째를 자연분만한 뒤 둘째를 제왕절개하게 되는 경우다. 이럴 때에는 임산부와 태아 모두 합병증 비율이 높아진다. 하지만 최근엔 숙련된 의사, 응급수술·수혈 등 여건을 갖춘 곳이 많아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극히 드물다. 이런 환경에서 둘째만 제왕절개하는 확률은 대략 5~10%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단태아의 정상분만 시도 중 제왕절개하는 것에 비해 낮은 편이다.
 
최근 자연분만의 순기능이 알려지면서 국내서도 쌍둥이를 자연분만으로 낳으려는 가족이 늘어나는 추세다. 아직까지는 전세계적으로 제왕절개로 낳는 비율이 높다.
방장훈 병원장은 “쌍둥이는 단태아보다 발육이 늦고 분만시 받는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이라며 “간혹 자연분만을 시도하다 첫째가 나온 뒤 자궁경부가 닫히거나 자궁수축이 멈추는 위험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제왕절개를 추천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왕절개의 약 90% 정도는 환자의 미용적 측면을 고려해 가로방향으로 ‘횡절개’를 시행한다. 나머지 10%는 태아 및 태반 위치 등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세로방향으로 ‘종절개’를 하게 된다.
횡절개는 수술 후 상처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적어 옷을 입으면 잘 드러나지 않을 정도다. 다만 수술 시야가 좁은 게 단점이다.
종절개는 수술시야가 넓어 응급상황시 대처가 용이하다. 따라서 전치태반을 가졌거나 태아가 자궁 축에 직각으로 누운 경우 등 태아의 위치가 이상할 때 활용된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미용적인 면을 고려한 횡절개를 선택하게 된다. 

즉 산모·태아의 상태를 잘 파악해 적합한 분만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주치의의 역할이 중요하다. 호산여성병원에서는 ‘주치의 책임분만제’를 시행해 편안한 출산을 돕고 있다. 모든 임산부의 바람은 건강한 아기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출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주치의가 집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에 따라 이 병원은 임신 정기검사·진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야간·새벽 출산까지 담당하는 등 외래진료를 담당한 주치의가 직접 책임분만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예컨대 자신의 특이사항을 잘 모르는 담당의가 갑자기 분만에 참여하면 서로 당황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수개월간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친밀감이 형성된 주치의가 출산을 함께하면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더욱 편안한 출산이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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