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2012년까지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건강보험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08년 64만명에서 2012년 114만명으로 연평균 15.6%씩 증가했다. 특히 여성 환자는 남성보다 매년 1.8~1.9배 정도 더 많았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수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뼈나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져 경막낭(dural sac)이나 신경근을 압박하고, 이로 인한 간헐적 파행을 비롯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원인은 선척적으로 좁은 신경관을 가지고 태어났거나, 후천적 퇴행성 변화로 후관절·황색인대 등의 척추관절 부위가 비후해져서 발생한다. 대개 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2012년 기준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70대가 37만3000명(32.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가 33만4000명(29.2%)으로 뒤를 이었으며, 다음은 50대(22만6000명,19.8%) 순이었다. 특히 50대 이상 여성이 전체 진료환자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80세 이상이 1만2106명으로 가장 많고, 70대 1만601명, 60대 5812명 순이었다. 여성은 70대가 1만6015명, 80세 이상 1만1079명, 60대 1만168명으로 나타났다.
척추관협착증이 노인층에서 많은 것은 이 질환은 주로 퇴행성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개 40대에서 디스크팽륜탈출증, 후관절비후가 시작돼 50~60대에서 점차 심해지고, 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흔하다다. 50대 이상 여성은 대부분 폐경 이후 척추자체의 퇴행성협착증(후관절의 비후)뿐만 아니라, 노화현상과 함께 호르몬의 변화로 인대가 늘어나 척추 전방전위증이 쉽게 발생한다.
장호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요통으로 시작해 엉덩이와 허벅지가 당기고 점점 무릎 아래에서 발바닥까지 저리고 시리게 된다”며 “가만히 있을 때보다 걸어 다닐 때 엉덩이에서 다리까지 터질 듯한 통증이 심해지고 쉬면 통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고 발끝이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척추관협착증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2008년 2576억원에서 2012년 4348억원으로 늘어 연평균 14.0% 증가했다. 입원진료비는 2008년 1183억원에서 2012년 1595억원으로 연평균 7.7% 증가했고, 외래는 890억원에서 1865억원으로 연평균 20.3%가, 약국을 포함한 약품비 및 조제료 등은 502억원에서 888억원으로 연평균 15.3% 늘었다.
2008~2012년 척추관협착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은 의원급이 가장 많았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병원이 가장 높았다. 2012년 요양기관 종별 진료인원을 비교해보면 의원을 이용한 환자가 전체 진료인원 대비 60.4%(69만985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병원이 34만6269명(30.3%), 종합병원이 17만957명(15.0%), 상급종합병원이 6만9172명(6.1%)으로 뒤를 이었다.
요양기관종별 진료비 추이 의원급 진료비는 2008년 616억원에서 2012년 1247억원(19.3%)으로 2배 정도 증가했다. 다음은 병원(16.1%), 약국(15.3%), 종합병원(7.7%), 상급종합병원(5.5%) 순이었다.
2008~2012년까지 이 질환으로 입원해 수술한 환자수를 요양기관종별로 살펴보면, 병원에서는 2008년 1만1980명에서 2012년 1만6532명으로 연평균 8.4%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은 5376명에서 6344명으로 연평균 4.2% 늘었다. 종합병원은 6671명에서 7576명을 기록해 연평균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진료비는 병원이 가장 많아 2008년 329억원에서 2012년 406억원으로 연평균 5.4% 늘었다.
장호열 교수는 “무증상으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신경관이 많이 좁아져 통증이 심할 경우 방치해선 안 된다”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통증이 악화돼 보행장애는 물론 신경병증으로 인한 감각마비, 대소변 장애, 하지근력저하가 초래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자기공명영상(MRI)검사가 가장 정확하다. 이밖에 척수조영 컴퓨터단층촬영(CT), 심박동기 삽입 등을 활용할 수 있다. MRI검사가 어렵다면 척추컴퓨터단층촬영(CT), 척수강조영검사(myelography-CT) 등을 시행한다. 보조적으로 근전도검사, 신경전도검사, 진단적 신경차단술 등을 추가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받았다면 다양한 치료법 중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한다. 비수술적 요법으로는 약물치료, 주사치료(통증차단술),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을 꼽을 수 있다. 증상이 심각해 비수술적 요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람은 단순감압술(감압 후궁절제술), 후방요추감압술 및 유합술 등 수술적 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장호열 교수는 “요즘 가장 선호되는 ‘척추협착 풍성확장술’은 보통 비수술치료 방법인 주사치료로 분류된다”며 “심장혈관시술에서의 풍선확장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좁아진 부위를 풍선을 이용하여 넓히는 원리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추간공협착증에서 풍선확장술을 이용해 추간공을 넓히고, 약을 주입할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실제 중심성 협착증에서도 유착을 어느 정도 박리하고 약물 주입을 용이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좋은 것은 척추관협착증이 나타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평소 자세를 바르게 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허리를 비틀거나 구부리는 동작은 삼가고, 신발은 굽이 너무 높거나 딱딱한 것은 피한다.
척추관협착증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게 ‘체중 감소’다. 허리로 받는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수영, 자전거타기, 가벼운 걷기 등 허리근육 강화운동을 시행하는 게 좋다. 특히 수영은 허리·배·다리 근육을 강화시키고, 물의 부력에 의해 척추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일 수 있다. 협착증의 원인이 되는 하중으로 인해 자극받는 뼈나 인대의 비후를 줄일 수 있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운동이다.
또 담배를 줄여야 한다. 담배는 혈관수축을 유발하고 척추부위 혈관이 수축되면 허혈이 나타나 협착증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평소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면 근육 및 척추관절을 이완시켜 협착증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장호열 교수는 “척추관절에 하중을 증가시키는 웨이트트레이닝, 조깅, 골프 등은 협착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