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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한국인에 맞는 ‘자폐증’ 개선프로그램 개발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1-27 19:20:19
  • 수정 2014-02-03 09: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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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성’ 향상 기대, 치료 14주 후 우울증·불안감 감소 … 치료효과 3개월 지속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UCLA)의 자폐범주성장애 청소년 사회기술훈련 프로그램인 ‘대인관계기술 강화 및 교육프로그램(Program for the Education and Enrichment of Relational Skills, PEERS)’를 우리 정서에 맞춰 다듬은 한국판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PEERS는 자폐범주성장애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부모 조력형 치료프로그램으로 환자가 부모와 함께 사회기술훈련을 받도록 돕는다.유 교수팀은 2011년 미국에서 이 프로그램을 들여와 1년간 세부사항을 다듬고, 문화적·언어적 차이로 직접 번역할 수 없는 부분을 고쳤다. 이어 지능지수(IQ) 65 이상의 자폐범주성 장애청소년 55명을 시험군 27명과 대조군 28명으로 구분한 후 시험군은 곧바로, 대조군은 3개월 후 PEERS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대상자들은 주1회 90분간 △대화하기 △대화에 끼어들기와 빠져나오기 △전자통신을 이용한 의사소통 △적절한 친구 선택하기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 거절을 다루는 법 △친구와의 의견 불일치나 논쟁을 다루는 법 등을 주제로 훈련에 참여했다. 총 14주간 진행된 훈련과정에서 8명이 중도 탈락했으며 최종 결석률은 1.8%로 대체로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치료를 바로 시작한 시험군은 대조군보다 사회적인 기술에 관한 지식, 놀이 및 또래들과 여가시간을 보내는 기술, 대인관계 기술, 대화능력 등 전반적인 사회성 평가 항목이 월등히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폐범주성장애 환자 및 보호자에서 흔히 나타나는 우울증과 불안감도 감소했으며, 이 같은 효과는 치료 후 3개월 이상 지속됐다.

유 교수는 “어린 아동은 놀이로 또래관계를 유지하지만, 청소년은 주로 대화를 통해 관심사와 흥미를 나누고 우정을 관계를 맺는다”며 “자폐범주성장애 청소년은 각자의 관심 분야가 매우 뚜렷하고 강렬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해 자폐범주성장애 청소년이 잘 맞는 친구를 만나 사귈 수 있도록 돕는 게 이 프로그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프로그램이 모두 끝난 후 아이들은 친구가 집에 왔을 때 더이상 방 안에만 있지 않았으며,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려는 등 행동에 큰 변화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자폐범주성장애(자폐스펙트럼장애)는 자폐증을 비롯한 아스퍼거장애, 따로 분류되지 않는 전반적 발달장애(PDD NOS) 등을 통칭한다. 이 같은 장애를 갖고 있는 아동 및 청소년은 ‘사회성 결여’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사회성을 얼마나 향상시키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삶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와 소아청소년클리닉은 매년 3·7·11월초 각각 14주간 한국판 PEERS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로그램 내용을 담은 ‘PEERS : 부모와 함께 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청소년 사회기술훈련(시그마프레스)’ 출판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자폐연구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Autism Research) 공식 학술지인 ‘자폐연구(Autism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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