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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새해 꼭 금연해야 하는 이유? … 유전자 변형시켜 폐암 유발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1-13 14:01:05
  • 수정 2014-01-14 14: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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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평상피폐암 환자 104명 중 99명 흡연 … 84명, 종양억제유전자 ‘TP53’ 손상

박근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흡연이 종양억제유전자 등을 변형시켜 폐암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박근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팀은 미국 브로드연구소와 공동으로 국내 편평상피세포 폐암 환자 104명을 분석한 결과 99명은 20년 안팎으로 담배를 피고 있었으며, 100명에서 주요 종양억제유전자의 변형이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비소세포폐암 중 2번째로 많은 편평상피세포 폐암은 흡연자에서 자주 발병한다. 연구 참가자 104명 중 담배를 피운 적이 아예 없다고 답한 사람은 5명(4.8%)에 불과했다.

100명(96%)은 2만개에 달하는 유전자 중 평균 400여개가 손상되거나 변형돼 제 모습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참여자 중 84명(80%)은 인체를 보호하는 대표적 종양억제유전자인 ‘TP53’이 정상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박 교수팀은 또 이번 연구를 통해 편평상피세포 폐암 환자에서 ‘FGFR3’과 ‘TACC3’ 유전자가 서로 융합돼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이들 유전자는 평소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흡연 기간이 길어질 경우 유전자 재배열 및 융합을 일으켜 폐내 세포증식과 분열을 유발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흡연이 유전자를 과도하게 활성화시키며, 이 같은 상태가 오랜 기간 반복되면서 유전자 변형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유전자의 변형 및 결합이 시작돼 암이 자라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면 이를 되돌릴 방법이 아직까지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폐암은 5년 상대생존율이 15% 안팎에 불과해 유전자 변형이 일어날 경우 꼭 맞는 표적치료제가 없다. 이는 금연이 유전자 변형을 막고 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또 흡연자에서 주로 발생하는 편평상피세포 폐암은 유병률에 있어 동양인과 서양인간 인종적 차이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현재 FGFR3 유전자 이상에 대한 연구는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다. 이 때문에 FGFR3·TACC3 결합으로 인한 폐암은 조만간 표적 항암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로 표적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난치성 폐암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흡연이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고 폐암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새해에는 금연이 최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차세대 맞춤의료 유전체사업단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임상종양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미국임상종양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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