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소득층일수록 치료과정에서 직업유지 어려워 … 암경험자 강점 살린 ‘건강파트너’에 도전
윤영호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
어려운 경제형편, 의료급여 수급자, 동반질환 2개 이상 등의 조건에 놓인 암 환자일수록 암 치료 후 직업을 가질 확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강남차병원, 대구계명대병원, 경희대병원 공동연구팀은 1983~2004년 자궁경부암 진단 및 치료를 받은 858명을 대상으로 ‘취업상태’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해 18일 발표했다.
이들 중 424명(49.4%)은 자궁경부암 진단 당시 직업을 갖고 있었고 나머지 434명(50.6%)은 직업이 없었다. 암 치료를 마친 뒤에는 233명(27.2%)이 직업을 가졌고 625명(72.8%)은 그렇지 못해 암 치료 후 직업을 상실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소득 300만원 미만은 1.97배, 의료급여수급자 1.58배, 동반질환 2개 이상 1.8배,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은 2.33배, 암 진단 전에도 직업이 없던 사람 10.72배 등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미취업률이 높았다.
연구팀은 “자궁경부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이라며 “조기발견과 치료기술의 발달로 생존하는 환자가 늘고 있어 사회적 역할의 회복을 의미하는 직업을 갖는 게 암경험자의 삶의 질 지표 중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책임자인 윤영호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는 “저소득층 암 경험자들은 고소득층에 비해 암 진단과 치료과정 중 직업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며 “암을 이겨냈다는 장점을 살려 직업훈련을 받은 후 진단·치료 과정 중 암 환자들을 코칭해주는 ‘건강파트너’와 같은 형태의 직업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