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분·염분·칼륨·인 과잉 섭취, 부기·고혈압·저혈압·심장마비 위험 … 투석, 식이섭취 병행해야
구자룡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은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성 신부전환자를 위해 인공신장실을 혈관외과·심장내과·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상시협진체제로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만성신부전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06년 8만5000명에서 2010년 11만6000명으로 37.1% 늘었다. 2011년 말 기준으로 약 5만여명이 말기신부전으로 투석과 신장이식 등의 치료를 받고 있으며, 환자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신장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만성신부전환자들은 일주일에 3번, 매회 4~5시간씩 혈액투석을 받아야만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구자룡 한림대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혈액투석은 만성신부전환자의 건강과 직결된다”며 “신장내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적절한 시설·장비가 갖춰진 병원에서 투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업적에 기반한 투석 치료 제공
구 교수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투석환자의 염증과 영양장애에 대해 연구해 왔고, 국내외 학회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최근 영양상태, 염증, 우울증, 동맥경직도가 환자의 사망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4개의 위험요소 중 3개 이상 가진 환자가 2개 이하를 가진 환자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이 2~3배 이상 증가했다는 논문을 SCI 저널인 “Nephron Clinical Practice”에 지난 3월 발표했다.
만성 신부전환자는 평소 수분·염분·칼륨·인 등을 과잉 섭취할 경우 혈액 내 노폐물과 수분의 축적으로 몸이 붓거나 갑작스런 고혈압 및 저혈압이나 심장마비 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
구 교수는 “만성신부전환자가 계획 없이 식품섭취를 줄이면 합병증으로 영양결핍이 발생하기 쉽다”며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석을 통해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고, 충분한 식이섭취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장내과와 인공신장실은 구 교수를 포함한 신장내과 전문의 2명이 상시 대기하며 치료하고 있다. 또 투석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동정맥루 기능장애 및 심혈관합병증을 예방·치료하기 위해 혈관외과, 심장내과 및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상시협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투석환자 생존율 30~40% 올려주는 on-line HDF
혈액투석은 인공신장기를 이용해 혈액 속의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확산을 통한 물리적 작용)하는 치료이며, 어떤 혈액투과 방법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효과에 큰 차이가 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인공신장실은 최신 투석기인 ‘on-line HDF’를 사용하고 있다. 일반 혈액투석은 투석막을 경계로 형성된 환자의 혈액과 투석액 사이의 농도차를 이용한 확산원리에 의해 요독을 제거한다. 이에 비해 on-line HDF의 혈액투석여과법은 확산 기전뿐만 아니라 수분의 이동에 의해 요독이 제거되는 대류 및 여과 기전이 추가돼 인체의 신장기능 원리와 가장 흡사하다.
2013년 유럽신장학회지 발표에 따르면 on-line HDF는 기존 혈액투석에 비해 노폐물 제거와 염증반응 감소 효과가 탁월해 장기적으로 투석 환자의 생존율을 30~40%까지 올려준다.
on-line HDF가 충분한 효과를 발휘하려면 혈류량이 적당히 유지되는 혈관을 이용해 1회 투석 시 20ℓ 이상의 투석여과액이 공급돼야 한다. 체내로 주입되는 만큼 투석액도 반드시 고순도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치료의 난이도와 비용이 상승하게 되는 단점이 있지만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인공신장실은 베테랑 의료진의 처방과 최신 투석기 및 정수 설비를 이용해 환자에게 추가 비용 없이 on-line HDF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혈액투석을 받으면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어지럼증·메스꺼움·식은땀·근육통 등이 생기기도 한다. on-line HDF는 일반적인 혈액투석에 비해 이런 부작용도 훨씬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