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유·소아 급성중이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국 7383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1~6월간 항생제 및 부신피질호르몬제 처방률 등을 평가한 결과 유·소아 급성중이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86.1%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급성중이염은 외래에서 항생제 처방률이 가장 높은 질환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임상진료지침에 따라 항생제 적정 사용량을 철저히 관리해왔다. 국내에서는 2010년 대한이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등이 개발한 유·소아 중이염 진료지침을 권고하고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질환 초기에는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고 2~3일간 대증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24개월 이내 소아가 급성중이염을 진단받았을 때에는 항생제요법이 권장된다. 다른 대부분 국가의 임상진료지침에서도 2세 이상 소아는 48~72시간 동안 대증치료를 우선 실시하고 항생제는 경과를 지켜본 후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요양기관 규모별 항생제 처방률은 상급종합병원이 50.2%, 병원 85.8%, 의원은 86.5%로 규모가 작을수록 높았다. 의원의 경우 대부분 지역에서 급성화농성중이염에 대한 처방률이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 처방률은 6개월~2세 미만이 86.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표시 과목별로는 소아청소년과가 88.8%로 의원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전년 대비 항생제 처방 감소율은 내과 5.9%, 일반의 4.2%, 이비인후과 4.0%, 가정의학과 3.6%, 소아청소년과 2.3% 순으로 나타났다.
성분 계열별로는 2차 선택약제로 권고되는 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Amoxicillin·Clavulanate) 복합제의 처방률이 52.2%로 가장 높았다. 이밖에 세팔로스포린계열(Cephalosprin)은 35.6%, 아목시실린은 21.3% 처방됐다.
급성중이염 치료에 원칙적으로 권고되지 않는 부신피질호르몬제의 처방률도 8.5%로 전년보다 0.5%p 증가했다. 이에 따라 스테로이드제의 올바른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요양기관 규모별 부신피질호르몬제 처방률은 상급종합병원이 1.6%, 종합병원 6.6%, 병원 8.8%, 의원은 8.6%로 병·의원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급성중이염 항생제 처방률 1등급을 받은 기관은 535곳(12.7%), 5등급은 792곳(18.8%)이었다. 지난해 대비 1등급 기관은 174곳이 증가한 반면 5등급은 358곳 감소해 전반적인 평과결과는 향상됐다. 그러나 병·의원의 경우 4~5등급에 해당되는 비율이 높았다.
심평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업무포털과 스마트폰용 ‘병원정보앱’ 등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국민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평가결과를 요양기관에 제공해 진료행태를 자율적으로 개선토록 유도하는 한편 진료지침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을 관련 학회와 개원의사회 등에 요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