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경험자 10명 중 3명 이상은 삶의 질 저하로 자살을 생각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암병원·국립암센터·삼성서울병원 공동연구팀은 위암수술을 받고 1년 이상 재발 없이 지내는 378명을 대상으로 ‘자살에 대한 생각’과 ‘위험요인’을 조사·분석한 결과 34% 이상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신체적·정신적 위험요인에 노출됐을 때 자살을 생각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위험요인별 자살을 생각한다는 응답은 피로감은 1.9배, 설사는 2.9배, 탈모는 3.3배, 실존적 안녕 저하는 5.7배 정상인보다 많았다. 실존적 안녕은 삶의 의미와 목적, 세상에 대한 긍정적 감정 등을 의미한다.
위암은 암 중에서 치료예후가 가장 좋다. 또 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완치되거나 장기간 생존하는 위암환자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로 많은 위암환자가 치료 후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연구 책임자인 윤영호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암 경험자를 대상으로 여러 맞춤형 건강관리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암 경험자에 대한 건강관리가 많이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래진료 때마다 삶의 질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와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은 평가 및 관리행위가 건강보험수가로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환자관리저널(Journal of Supportive Care in Cancer)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