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는 이제 더 이상 홑몸이 아니라는 생각에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바꾸는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음식’부터 조심하는 산모들이 대부분이다.
“떡볶이 먹으면 안 되나요?”, “생선회는요?”, “인터넷에선 수박도 먹지 말라던데….”
진료실에서 주섬주섬 수첩을 꺼낸 임산부가 묻는다. 임신했다는 사실을 주위에 알리는 순간 임부들은 수많은 속설을 듣게 된다. 특히 ‘먹지 말아야 할 음식’에 대한 주위 어른들이나 인터넷의 경고로 식사를 하거나 간식을 먹을 때 혹시라도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뭐하나 마음 편히 먹을 수가 없다.
짜고 매운 음식, 인스턴트식품, 감, 수박, 멜론, 참외, 배, 파인애플, 복숭아, 알로에, 팥, 율무, 녹두, 생강, 생선회, 참치, 복어, 생강, 마늘, 인삼, 술, 담배, 콜라, 커피(녹차·초콜릿 등 카페인 함유 식품), 식혜, 수정과 등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 ‘많아도 너무 많다’.
황한성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술·담배, 참치류 외에 다른 음식은 특별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참치류 생선은 살에 축척된 수은이 많아 먹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생선회의 경우 산모가 먹고 탈이 나는 경우가 많아 먹지 말라는 것이지 임부에게 해롭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식혜·수정과는 전통적으로 젖을 말리기 위해 마시던 것으로 임신 기간 중에는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산부인과학 교과서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커피’의 경우 며칠에 한 번 정도 진하지 않게 마시는 것은 괜찮다. 황 교수는 “오히려 평소에 먹지 않던 음식을 임부에게 좋다고 무작정 먹였다가 탈이 나는 경우가 더 많다”며 “골고루 섭취하는 게 기본이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금기 음식으로 알려진 수박, 멜론, 배, 복숭아 등의 과일은 오히려 임산부의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된다. 황 교수는 “많은 임산부들이 변비로 고생한다”며 “과일, 채소, 호두·잣 등 견과류는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두를 주스로 만들어 먹거나 요구르트·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권장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