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 90.4%, 경제적 지원에 대해 ‘불충족’ … 치료 후 관리, 교육·상담 등 정부지원 강화돼야
윤영호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
윤영호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 교수팀은 국립암센터·삼성서울병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폐암 생존자는 완치된 후에도 심각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는다는 연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윤 교수는 암 치료 후 건강관리에 대한 국가차원의 지원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2001~2006년에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서 폐암 치료를 받은 생존자 830명을 대상으로 △정보제공(Information) △지지적 케어(Supportive care) △교육과 상담(Education and counseling) △사회 경제적 지원(Socioeconomics support) 등 4개 영역의 19개 항목에 대해서 수요(필요)와 충족여부를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생존자가 정보제공 영역에서 필요하다고 응답한 항목은 치료과정 및 예후에 대한 설명이 56.1%로 가장 많았으며 암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50.6%)와 암 검진(43.2%)이 뒤를 이었다.
지지적 케어에서는 암 치료의 부작용 관리(36.2%)와 피로·통증·식욕부진 등 신체적 증상에 대한 관리(32.6%)라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다.
교육과 상담에서는 식이·운동·체중조절에 대한 교육 및 상담이 36.3%로 가장 많았다. 사회경제적 지원에서는 경제적 지원(24.8%)과 지역사회 자원(22.3%)라고 응답이 많았다.
치료 후 반드시 필요하나 충족되지 않는 ‘불충족 수요’는 경제적 지원이 90.4%로 가장 많았으며 우울·불안에 대한 상담 및 치료(63.5%),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정보(59.8%), 식이·운동·체중조절에 대한 교육 및 상담(55.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조사 대상자가 19개 항목 중에서 ‘매우 필요한 서비스’라고 응답한 항목에 대해 충족과 불충족 여부를 분석한 결과다.
심영목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최근 조기발견과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완치되거나 장기간 생존하는 폐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여전히 많은 폐암 생존자가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생존자의 건강관리에 대한 의료진의 인식이 부족하고 충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0년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의 본인부담률은 10%에서 5%로 완화됐으나 암 치료 후 건강관리, 교육 및 상담, 지지요법 등에 대한 지원은 기대수요만큼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영호 교수는 “암 환자의 건강과 자신감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가 ‘암정복 2015’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국가단위에서 암환자의 건강관리실태를 조사하고 포괄적인 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암전문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통합적인 평가와 건강관리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암 치료 후 평가 및 건강관리는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매우 중요한 행위이기 때문에 이를 정상적인 의료행위로 인정해야 하며, 이를 통해 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학회지(Annals of Oncology)’ 6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