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을 유발하는 장내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이 1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해 ‘제8차 전국 장내기생충 감염실태조사’ 결과 국내 장내기생충 감염자는 약 130만명으로 추정되며, 어패류 매개성 기생충의 감염률이 높았다고 22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라도·경상도 등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유행했다. 경북의 감염률이 8.54%로 가장 높았으며 전남 7.56%, 경남 6.98%, 광주 5.86% 순이었다. 강원도와 제주도는 각각 0.09%, 0.28%로 가장 낮은 감염률을 기록했다.
기생충별 감염률은 민물고기 등의 생식으로 인한 어패류 매개성 기생충이 토양 매개성보다 높았다. 어패류 매개성 기생충 환자 중에서는 ‘간흡충’이 93만2540명(1.86%)으로 가장 많았으며 ‘요코가와흡충’ 12만8799명(0.26%), ‘참굴큰입흡충’ 1만790명(0.02%)이었다.
토양매개성 기생충의 경우 ‘편충’이 20만4908명(0.41%)으로 가장 많았다. 편충을 제외한 ‘회충’, ‘구충’, ‘동양모양선충’ 등은 전국적으로 감염률이 매우 낮았다.
또 농촌(4.29%)의 경우 도시(2.22%)보다 기생충에 감염될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령별 감염률은 10대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해 50대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7차 조사(2011년) 당시 180만명이던 감염 추정자는 이번 조사에서 130만명으로 줄었으며 감염률도 3.7%에서 2.6%로 1.1%p 떨어졌다. 이는 간흡충과 요코가와흡충 감염 추정자가 각각 117만명에서 93만명으로, 22만8000명에서 12만8000명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는 전국 기초자치단체(보건소)별로 표본추출된 3세 이상 국민 2만442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토대로 전국 603개 조사구(9000가구)에 대한 설문조사 및 대변검사가 진행됐으며, 216개 보건소와 한국건강관리협회가 공동 수행했다.
이원자 질병관리본부 말라리아기생충과장은 “이번 8차 조사에서 기생충이 감소한 것은 2005년부터 우리나라 주요 강 유역 보건소가 중심이 돼 실시한 ‘간흡충 퇴치사업’ 덕분”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고위험군 검진, 투약사업, 지역주민 어패류 생식 금지 홍보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또 “2014년부터 8차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지역 맞춤형 간흡충 퇴치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며, 보건소 및 한국건강관리협회와 공동으로 기생충 퇴치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