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과다 사용으로 C자형 정상 목이 일자형 거북목 돼 목의 퇴행성 변화 앞당겨
배준호 대구 우리병원 원장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목, 어깨 부위 통증(경추통)으로 진료한 사람은 2005년 49만7000명에서 2009년 76만9000명으로 55%나 늘어났다. 2010년 경추간판장애(목디스크) 환자는 69만8410명으로 2006년(53만4279명)에 비해 1.3배 증가했다.
이처럼 경추통 또는 목디스크는 현대인에게 흔한 질환이 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 PC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더니 수년전부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잘못된 자세로 경추를 혹사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각종 IT기기를 사용할 때에는 고개를 쭉 내밀거나 푹 숙이는 자세가 나와 목뼈 변형을 일으키는 1순위가 된다. 목뼈는 C자형 곡선을 유지하는 게 정상이지만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는 자세가 반복되면 C자가 점점 일자로 펴져 거북목이 된다. 거북목은 탄력이 줄어들고 척추뼈의 퇴행을 앞당겨서 가벼운 외부충격에도 쉽게 삐끗하거나 잠만 잘못 자도 목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목디스크는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척추간판)가 튀어나오거나, 뼈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나 척추관이 좁아져 척추신경을 압박해서 일어나는 질환이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내 수핵이 탈출해 허리에서 다리로 흐르는 신경을 압박하며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단순한 허리통증을 시작으로 점차 골반·엉덩이·다리가 당기고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며, 배변이나 기침할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지지만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줄어들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목디스크라고 해서 반드시 목에 통증이 있거나 자각증상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증세가 악화되면 어깨나 팔에 통증이 오거나, 손저림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흔히 어깨에 불편한 증상이 생기면 단순한 통증으로 여기고 정확한 원인 파악과 치료를 소홀히 한다. 특히 20~40대는 근육통쯤으로 생각하고 견디면서 물리치료 등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통증이 있는 부위와 병이 생긴 부위가 동일하다면 환자도 대처하기 쉽겠지만 인체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인체는 상호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어느 한 곳에 이상이 생기면 전혀 다른 부위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처음엔 단지 어깨와 팔에 통증만 나타났다가 나중에 목디스크 판정을 받는 경우도 많으니 자가진단은 금물이다.
배준호 대구 우리병원 원장은 “2주 이상 목이나 어깨부위에 통증이 계속되거나, 통증이 없더라도 팔·다리까지 힘이 빠지는 것 같은 증상이 오거나, 배변기능 등에 이상이 오면 전문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목디스크를 예방하려면 목의 자세를 바르게 취하려는 노력이 최우선이다.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턱을 뒤로 당겨서 옆에서 봤을 때 귀가 어깨 중심선에 위치하도록 하면 된다. 목을 앞으로 빼고 장시간 일하는 것을 피하고, 목 스트레칭과 근육강화운동을 자주 시행하는 게 목디스크 예방과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이런 예방 노력에도 불구하고 목, 어깨, 팔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정확한 검진을 통해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 초기에 발견하게 되면 간단한 물리치료나 약물치료와 같은 보존치료로 통증완화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해진 후에는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니 목디스크가 의심되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