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암 환자 48.9%, 대장암·대장용종 있어 … 40세 이상 위암환자 수술 전 대장내시경 받아야
유한모(왼쪽)·박조현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국내 위암 환자 중 절반은 대장신생물인 대장암과 대장용종을 갖고 있으며 대장암에 걸릴 확률도 일반인보다 13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위암을 앓는 40세 이상 남성은 위암 수술 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2차 암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유한모·박조현·송교영 위장관외과 교수팀과 최명규·권태근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2009~2010년 동안 위암을 진단받은 환자 495명을 조사한 결과 48.9%인 242명이 대장 신생물을 갖고 있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위암 환자와 같은 기간 동안 대장내시경을 받은 건강검진 대상자 중 대장 용종의 발생 요인으로 알려진 나이와 성별이 환자군과 일치하는 일반인 환자 495명을 선발해 동수의 위암 환자와 비교한 결과 위암환자군의 대장용종, 고위험 대장용종, 대장암 발생 빈도는 모두 일반인군보다 높았다. 대장용종의 평균 크기도 일반군보다 2배 이상 컸으며 고위험 대장용종의 발생 비율도 28.3%로 일반인군 13.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위암 환자 중 40세 이상 남성은 다른 환자보다 대장용종이 발생할 확률이 약 3배 높았다.
위암 환자군의 대장암 발생률은 2.6%, 일반인은 0.2%로 나타나 위암이 있을 경우 대장암의 발생 빈도는 정상군에 비해 1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한모 교수는 “그동안 대장내시경은 위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결정한 환자나 의사에게 불필요한 검사로 인식될 때가 많았다”며 “이번 연구결과로 위암과 대장암의 연관성이 밝혀졌으므로 위암 환자도 수술 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위암 수술 후에는 복강 내 유착으로 검사가 쉽지 않으며 검사 중 천공이 생길 위험도 크기 때문에 위암을 앓는 40세 이상 남성은 수술 전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며 이는 우리나라 일반인의 대장내시경 권장 기준인 50세보다 낮은 연령”이라고 강조했다.
박조현 위장관외과 교수는 “최근 조기 위암 환자가 60~70%까지 증가하며 2차암에 걸릴 위험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아 이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2차암은 재발이나 전이로 생긴 암이 아닌 다른 부위에서 조직학적 성격이 다른 암세포가 새로 발생해 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미국종양외과학회 공식저널인 ‘종양외과학연보’(Annals of Surgical Oncology)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