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준 가톨릭대 의대 가톨릭인간유전체다형성연구소 교수팀은 젊은 여성들에게 잦은 ‘루푸스’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3종의 유전자 ‘복제수변이’를 규명하고, 이를 이용한 위험도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루푸스는 신장, 폐, 심장, 신경계, 관절 등 주요 장기의 기능손상을 일으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자가면역성 만성염증질환이다. 환자들은 14~45세 여성이 대부분으로 아직 발병 원인이나 치료법도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한양대 류마티스병원과 공동으로 여성 루푸스 환자 946명과 정상인 여성 702명을 대상으로 루푸스 관련 유전자 복제수변이 연구를 했다. 복제수는 유전자를 구성하는 염기 중 여러개가 한꺼번에 배열된 특정 영역을 말하는데, 정상인과 루푸스 환자들이 이 영역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본 것이다.
연구 결과 루푸스와 관련된 3개 유전자(RABGAP1L, C4, 10q21)의 복제수가 정상보다 적을 경우 루푸스의 발병위험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3개 유전자의 복제수에 변이를 가진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발병 위험이 5.5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복제수 변이 여부를 측정해 위험도를 평가하는 방식의 ‘루푸스 위험 예측 검사법’도 개발했다.
정연준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로 루푸스 발병위험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다면 면역치료나 항염증치료 등을 통해 장기손상 진행을 억제함으로써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명 국제학술지 ‘관절염 및 류머티즘(Arthritis & Rheumatism, 논문영향지수 IF 8.0)’ 1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