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가결정구조 개혁 강조 … 의원급 의료기관 최종 수가인상률 2.4% 확정
대한의사협회가 내년도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인상률이 최종 결정된 것에 대해 의사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노예계약’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인상률을 2.4%로 최종 결정한 것에 대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4%에 달하고 올해 공무원의 임금인상률이 3.5%인데 비해 수가인상률은 턱없이 낮아 수가결정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24일 발표했다.
의협은 “계약은 당사자 간의 의사표시 합치에 의한 법률행위이고 양방향 의사소통을 통해 상호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라며 “계약 당사자인 의사협회와 건보공단이 서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합의에 이르지 않는다면 협상이 결렬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현행 수가협상은 이같은 상식을 무시하고 일방에 의해 강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강제적으로 협상에 임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면 노예계약과 다름없는 것으로 의협은 협상을 거부할 자유도, 계약을 거부할 권리도 갖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의협은 “이번 협상에서 보건복지부의 노력으로 페널티가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건정심은 결국 건보공단이 최종 제안했던 수치로 인상률을 결정했다”며 “일방적 요구를 강제하는 행위나 일방적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고 페널티를 운운하는 행위는 선량한 시민의 호주머니를 강압적으로 털어가는 폭력배와 다를 게 없다”고 호소했다. 건정심은 협상을 회피 결렬시킬 경우 페널티를 줘 2.2%로 수가인상률을 낮출 계획이었다.
의협은 건정심 회의석상에서 의협에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대한약사회와 대한한의사협회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건보공단의 일방적 의견을 수용하면 협상에 성실히 응하는 것이고, 일방적 의견을 거부하면 불성실하다는 주장은 공급자단체들이 노예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의협은 약사회에 대해 “약사들이 받는 조제수가의 원가 보전율이 월등히 높아 지금의 제도를 유지하고픈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며 “그들이 건정심에서 보여준 추태는 자신도 노예신분이면서 권리를 부르짖는 다른 노예를 학대해 주인에게 충성하는 노예 관리인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난했다.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물리치료사 등 보건의료직 종사자의 내년도 임금인상은 진료수가 인상분인 2.4%를 참고해 적용할 것을 회원에게 권고했다.
의협은 “그동안 원가 이하의 비현실적인 의료수가 속에서 의료의 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보건의료인들의 경제적 권익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적정 수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건보공단과 건정심의 의지는 보건의료인들의 적정 인건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적정 진료수가의 보장은 의사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 환자가 적정 수준의 진료를 받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고, 모든 보건의료인의 권익이 달린 문제라는 사실을 환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